사모이야기

2015년 06월

네 번의 잠

사모이야기 배남숙 사모_ 부산 산성교회

누에는 네 번 잠을 자며 한 번 잘 때마다 한 번씩 허물을 벗는다. 이렇게 자라서 입에서 실을 토하며 고치가 된다. ‘사모이야기’를 쓰려고 하니 누에가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사모이야기’는 누에를 닮은 듯하다. 지난 5월 6일은 특별한 날이었다. 남편이 목사안수를 받은 지 30년이 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내가 사모가 된 지도 30년이 됐다. 지난 시간 동안 난 대략 네 번의 잠을 자야 했고, 그때마다 허물을 벗으며 자랐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고치들을 뽑아 내셨다.

 

첫번째 잠, “갈래, 안 갈래?”
신학교를 졸업한 남편은 서울의 한 교회에서 전임 전도사가 됐다. 괜찮은 사례에 큰 사택이 주어졌다. 이대로 계속 된다면 괜찮은 교회의 담임목사 사모로 살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그때 시골에 있는 개척 교회로부터 부름이 왔다. 총회는 목사 안수를 조건으로 단독 목회 2년을 요구했다. 얼마든지 서울에 머물면서도 안수받을 길은 있었다. 시골에 가기가 싫었다. 시골 교회 사모가 되기도 싫었다. 그래서 거절했다.
그런데 남편이 갑자기 아무것도 먹지 못하게 됐다. 3일 후 남편과 함께 두 손을 들고 시골로 가겠다고 헌신했다. 거짓말처럼 남편이 회복됐다. ‘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 들고 찾아가는’ 순종은 누에의 깊은 잠과도 같았다. 나는 시골로 향하는 2.5톤 트럭에 실린 이삿짐과 함께 시골 개척 교회 사모가 됐다.

 

두번째 잠, “사모를 위한 목...

* 더많은 내용은 <디사이플> 2015년 06월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