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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깨운다 신국원 교수_ 총신대학교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영화 관람은 일상이 됐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영화는 삶 속 깊이 들어와 있다. 신앙의 눈으로 영화를 보고, 그것을 통해 삶을 돌아보는 법을 다룬 로버트 존스톤의 《영화와 영성》(IVP, 2001) 논의가 긴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치유와 소명의 능력을 가진 ‘신학의 좌소’
가톨릭교회는 1920년대 이래 할리우드와 대중문화에 대해 전투적인 반대 운동을 주도했다. 하지만 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 이후, 방향이 바뀌었다. 영화의 문화적 중요성을 인정하고, 비판보다는 수용하는 태도를 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떤 학자는 심지어 교회가 영화를 통해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대중문화도 하나님의 계시의 한 방식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쓰레기와 같은 것들이 많지만 뛰어난 작품들에는 신학적 의미도 부여할 수 있다고 했다.
나아가 가톨릭교회는 그런 영화는 ‘신학의 좌소’(locus theologicus)요, 하나님을 경험하고 그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예전과 의식을 중시해 온 가톨릭 전통은 사람들이 즐기는 이야기들 속에서 은총이 드러날 수 있음을 인정해 왔다. 이야기란 상상을 통해서 경험을 조직화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확장하려는 모든 시도로, 인간 본성에 대한 강한 힌트를 준다는 것이다. 어떤 영화는 초월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