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김하림 기자
“내게 독서는 내면의 운동입니다. 육체적 운동이 급한 일은 아니지만 우리의 건강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하고 소중하듯, 독서도 당장 눈앞에 급히 해야 할 일은 아니지만, 마음의 건강을 위해 꼭 해야 하는 운동이 아닐까 합니다.” 제주 제성교회를 담임하는 김종철 목사는 평소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며 내면의 유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책을 통해 목회에 대한 고민을 풀어가며, 하나님의 꿈을 꾸는 김 목사의 독서 습관을 들어보자.
평소 독서 습관은 어떠한가? 대부분의 목회자가 가진 고민이겠지만, 나 역시 점점 늘어가는 일들로 인해 독서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세 가지 원칙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 첫째, 정독하기, 둘째, 제자훈련이 없는 오전 시간을 독서 시간으로 확보하기, 셋째, 자투리 시간 이용하기(이를 위해 좀 불편해도 책을 손에 꼭 가지고 다닌다). 이 역시 잘 지켜지지 않아 고민이지만, 나름대로 지키려다 보니 그래도 독서를 놓지 않을 수 있는 것 같다.
내 인생의 책, 그리고 최근 읽은 책 중 추천할 책이 있다면? 평소 책을 선택하는 데 특별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고, 주로 주변 분들의 추천을 받아 읽는다. 가능하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책 몇 권을 소개한다. 하워드 A. 스나이더의 『그리스도의 공동체』(생명의말씀사)라는 책은 제자훈련과 교회 공동체의 관계를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라 기억에 남는다. 강준민 목사의 『성품 속에 담긴 축복의 법칙』(두란노)은 책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성품’이 개인의 삶과 하나님의 사역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성경적으로 잘 정리해 주고 있다. 짐 윌리스가 쓴 『가치란 무엇인가』(IVP)는 도덕과 영성에 기반을 두지 않은 탐욕의 물질만능주의, 공동체 정신의 붕괴, 공동선을 망각하고 상실한 시장 만능주의에 대해 기독교적 대안을 고민하고 있는 책이다. 요즘 읽는 책은 고(故) 옥한흠 목사님의 『목사가 목사에게』(은보)인데, 이 책을 책상 위에 펴 놓고 정독하며 묵상하고 있다. 옥 목사님을 가까이에서 본 적은 없지만, 이 책을 통해 마치 목사님을 가까이서 뵙는 것 같은 느낌이다.
독서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면? 앞서 독서에 대한 정의를 ‘내면의 운동’이라고 말했다. 독서를 정기적이고 규칙적으로 하지 않으면 내면의 근육이 약해질 것이고, 이 혼란의 시대를 이겨낼 수 있는 내적인 힘을 서서히 잃게 돼 결국 무너지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건강상 어떤 증상이 금방 나타나지 않고, 한두 번 운동한다고 몸이 확 좋아지는 것이 아니듯이, 귀찮고 힘들지만 하면 할수록 유익하고 또 그 즐거움에 빠져드는 것이 독서다. 독서를 통해 우리는 인생을 유익하고 기쁘게 채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독서에 대한 조언을 한다면? 『목사가 목사에게』에서 옥 목사님은 이사야 50장 4~6절과 함께 이렇게 말씀하셨다. “듣는 자만이 말할 수 있습니다. 시시때때로 하나님으로부터 음성을 듣고, 그것이 자신에게 분명히 메시지가 되어야 입을 열어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메시지가 내 안에 견고하게 터를 잡아야 어떤 극한 상황 속에서도 이기고 인내하며 극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깨닫는 것이 없으면 말에 힘이 없고, 행동에도 일관성이나 견고함이 없습니다. 따라서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에 더 집중하고 시간을 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하나님으로부터의 음성을 잘 듣고 내 것으로 메시지를 받아들이기 위해 깨닫는 과정이 필요한데, 우리는 독서를 통해 그 힘을 기를 수 있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하듯, 먼저 책에 담긴 지혜들을 알기 위해 시간을 내고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