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박지연 기자
인생의 굴곡에 들어설 때마다, 마음이 공허해질 때마다, 지식과 지혜의 깊이가 바닥을 드러낸다고 느낄 때마다 조용히 책을 꺼내 읽는다는 더사랑의교회 이인호 목사. 그가 가진 책에 대한 자세는 마치 인생에 대한 마음가짐처럼 진지하다 못해 경건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사역 경험을 바탕으로 『기도의 전성기를 경험하라』라는 책을 쓸 만큼, 영성에 있어서 책의 유익과 필요성이 크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다. 그만큼 책을 사랑하고 즐겨 읽는 그의 독서 이야기를 들어보자.
평소 독서습관은 어떠한가? 나는 보통 책을 한꺼번에 많이 사서 읽는 편이다. 한달에 한번 정도 서점에 가서 손에 닿는 대로 책을 왕창 사곤 한다. 그렇게 사온 책들은 목차에서부터 핵심적인 것들을 다 읽기 전까지는 절대 책꽂이에 꽂지 않고, 책상 위에 쌓아둔다. 신문을 보다가 좋은 책에 대한 소개가 나오거나 설교를 준비하면서, 그와 관련된 주제를 다룬 책들은 자주 챙겨본다.
그렇다면, 혹시 좋아하는 장르가 있는가? 좋아하는 책의 장르로는 첫 번째, 신학적인 지식의 깊이 더해줄 수 있는 저서들을 좋아한다. 신학교 때 개론만 알았던 것들을 조금 더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그리고 목회자로서 끊임없이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의 『로마서 강해』는 전도사 시절에 전집을 다 읽었고, 여전히 가까이에 두고 몇 차례에 걸쳐 반복해서 보고 있다. 두 번째, 목회에 갈등이 많아지면서 내적 갈등, 상처나 아픔, 관계 안에서의 갈등 등 그런 것들과 관련해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책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나 자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고, 성도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상담하는 데도 도움을 받았다. 세 번째, 영성과 관련된 책에도 관심이 많았다. 달라스 윌라드, 필립 얀시, 오스 기니스, 제랄드 메이 등 이런 작가들이 쓴 책들은 다 사서 보려고 노력한다.
내 인생의 책으로 꼽을만한 것이 있다면? 역시 성경이 최고다. 사람이 쓴 책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그것은 사람의 말일 뿐이다. 하지만 이것을 전제로 하고 책에 대한 추억을 돌이켜보면, 헤르만 헤세의 『지와 사랑』을 꼽고 싶다. 대학 시절 책의 두 주인공 골드문트와 나르치스의 대화를 읽으면서, 그들의 철학적이면서도 감성적이고, 예술가적인 기질에 깊이 공감했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성향이 내 안에도 깊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과의 첫사랑’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그 외에도, 오스 기니스의 『소명』은 1년에 한 번씩은 꼭 들여다보게 된다. 목회자로서 부름 받은 소명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고, 주변의 경쟁이나 비교에 빠지지 않게끔 나를 잡아주는 좋은 책이다.
독서의 유익이 있다면? 여러 가지가 있다. 신학적, 신앙적 성장에 도움이 되고, 내면의 갈등이나 위기를 헤쳐 가는 데도 도움을 받게 된다. 내게 비전과 아이디어, 목회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생각을 예리하게 다듬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내 인생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는 결국 다 같은 것 같다. 다만 책을 잘 쓰는 사람들은 그런 인생의 경험과 통찰력, 지혜 등을 글로 잘 표현할 줄 아는 것 같더라. 그리고 그들의 책을 읽다보면 나의 이야기를 말하는 방법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