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안소영 기자
“생명력, 영향력, 운동력 있는 책을 원한다”
책에 대한 고민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말하는 단어 한 마디마다 책에 대한 열정이 배어나는 대구 푸른초장교회 임종구 목사를 만났다. 그는 “지식 없는 열정은 경계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며, “설교자가 독단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서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손이 가장 먼저 가는 책은? 평전을 참 좋아한다. 신앙, 정치 등 관련 없이 평전을 좋아해서 웬만한 평전들은 다 읽는 편이다. 평전이라는 것이 쓰는 사람마다 시각이 다르지 않나. 그 점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평전이 얼마나 많이 나왔나. 그 책마다 시각이 다 다르다. 나중에는 진실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니까(웃음). 그런데 정말 평전이 매력적인 이유는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한 사람을 쓰시는 하나님을 묵상하게 한다는 점이다. 지금 역사신학을 공부하는데, 그 이유도 세상에 영향을 미친 여러 신앙인들 윤동주나 조만식 같은 분들의 평전을 나중에 꼭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서이다. 시집도 좋아한다. 시도 가끔 쓴다(웃음). 함축적인 시는 설교에 인용하기도 좋다. 이어령 교수가 쓴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를 많이 인용했었다.
인생에 영향을 미친 책을 꼽는다면? 어윈 맥마너스의 『멈출수 없는 하나님의 운동력』이다. 그는 책에서 교회론을 직접 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신선한 교회론을 보게 된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문화의 개념과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 ‘하나님이 이 세상을 디자인했다’고 전제하며, 성경적인 시각으로 깊게 풀어낸 점에 굉장히 공감했다. 구원에 대해서 물리학의 이론으로 설명하는 것도 색달랐다. 이 책을 읽는 데 정말 마음이 뜨거워지더라. ‘대구를 하나님의 도시로 디자인하고 싶다’는 열정이 생겼다.
좋아하는 저자에 푹 빠지는 스타일인데 어떤 저자를 좋아하는가? 서점에 가서 책을 보다 보면 감이 오는 책들이 있다. 서점에서 그런 책을 찾아 읽다가, 이거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정신없이 읽는다. 그리고 그 저자의 모든 책을 다 찾아 읽는다. 아까 이야기한 어윈 맥마너스뿐 아니라 존 오웬, 짐 심발라도 좋아하는 저자다. 그리고 국내 저자로는 김회권 교수를 정말 좋아한다. 그분이 강의하시는 숭실대에 몰래 가서 청강한 적도 있다. 말씀을 보는 시각도 깊이 있고 은혜롭지만, 국어를 가장 아름답고 탁월하게 쓰는 설교자 같다. 정말 닮고 싶은 설교자다.
책은 주로 언제 읽는가? 요즘은 밤늦게 읽는다. 원래 새벽기도 시간 이후에 많이 읽었는데 요즘 테니스를 시작했다. 마을 분들과 테니스를 거의 매일 치고 있어서, 책은 밤에만 읽고 있다. 그래서 책에 집중하려고, 텔레비전을 없앴더니 오히려 시간이 풍성해진 듯하다. 지금 건축하고 있는 교회에도 사설 도서관이 들어갈 예정이다.
좋은 책이란, 그리고 위대한 책이란? 한 권의 책이 각성을 일으키고 눈물을 흘리게 한다면 그것이 정말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영향력과 운동력과 생명력이 있는 책 말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위대한 책은 한 시대를 바꾸는 책이라 생각한다. 볼프강 짐존의 『가정교회』 역시 각성을 일으키면서도 굉장히 균형 잡힌 책이라 생각하는데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안소영 기자>
짧은 글 긴 여운
『멈출 수 없는 하나님의 운동력』
임종구 목사는 “자신의 마음에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영향을 끼쳤다”며, 이 책의 한 구절을 소개했다.
교회 밖 선교단체가 그리스도를 섬기고자 하는 남녀 심령들을 모으고 있는 동안, 지역 교회의 영적인 빈혈증과 쇠퇴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었던 것이다. 교회는 세상의 소망이 아니라, 세상과 차단된 성곽이 되었다. 이 같은 분리는 총체적인 사역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 구도자는 영적으로 통합된 것을 찾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대의가 있는 공동체, 치유가 있는 의미를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것을 빼고 하나만을 견지하는 것은 우리를 파편화시킬 뿐이다. 우리는 파편을 모자이크로 변환시켜야 한다.
- P4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