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김익겸 기자
평소 『예수는 없다』를 여러 번 정독할 정도로 최근 비교종교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충정교회 옥성석 목사. 그의 목양실에서 책 읽기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책 읽기의 중요성은? 목회자는 시류가 어떻게 펼쳐지는지 상당히 민감해야 한다. 가능한 1주에 1번 서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설교에 도움이 되는 책도 필요하지만, 계획을 갖고 몇 가지를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책의 홍수 시대다. 가볍게 읽을 것과 정독해서 읽을 것을 구분하고 현대 시류를 반영하는 것, 고전 문학, 신앙에 도움이 되고 인격에 도움이 되는 것을 구분하면서 골고루 선택해서 읽어야 한다. 목회자는 늘 시간에 쫓기기에 짧은 시간에 잘 선택해서 읽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의 선정 기준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주로 어떻게 선정하나? 평소 신뢰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찾아간다. 거기서 내게 필요한 책을 찾아본다. 각종 출판관련 소식지도 참고한다. 또 매주 1~2번은 서점에 나간다. 현장에서 보는 맛이 다르다. 좀더 여유가 있으면 대형 서점에 가고 시간이 없으면 가까운 서점을 찾기도 한다.
주로 언제 독서하는지… 읽어야 할 책을 책상 위에 10권 내외로 선택해서 갖다 놓는다. 심방 외에는 가능한 책상에서 책과 성경으로 씨름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많은 부분 미흡하고 시간이 부족하지만 하다보니 체질화되는 것 같다. 정독해야 할 책은 시간을 오래 두고 읽는 편이다. 독서를 생활화하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어떤 책에 먼저 관심이 가나? 비교종교학, 종교다원주의 등 요즘 그런 류에 관심을 갖고 있다. 신앙을 뒤집어 보는 생각의 스트레칭 측면에서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 기존 생각을 뒤집고 발상을 전환하는 것을 좋아한다. 비교종교학, 종교다원주의 등의 책 한 권에서 얻을 지식은 한정돼 있다. 그게 한 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열쇠가 되어 많은 것을 생각할 동기를 얻기도 한다. 한 문장을 발견하는 게 곧 호수를 발견하는 것이다.
계기가 있다면. 『야곱』(국제제자훈련원)을 쓰면서 동기가 됐다. 사람들은 야곱하면 ‘이기주의자’, ‘손에 쥔 것을 안 놓는 사람’ 등으로 생각하는데, 어느 날 보니 전혀 다른 측면으로 보였다. 그런 과정을 통해 아브라함도 그 사람 자체가 믿음의 사람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믿음의 사람으로 세우셨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저자로서 책을 읽는 시각이 다르지 않나 싶다. 성경의 경우, 백지 상태에서 정독하려고 한다. 항상 옆에 메모지, 노트를 두고 깨달은 것을 메모해 간다. 그 외 일반서적의 경우는 저자의 사상과 걸어온 길 등 배경에 대해 먼저 공부하고 본문을 대한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발자취가 녹아 있는 것을 발견하기에 공부하고 읽으면 내용이 훤하게 들어오기 때문이다. 저자가 걸어온 길을 잘 살펴보면 저자가 그렇게 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잘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책을 통해 무엇을 얻나? 먼저, 내 신앙을 풍성하게 만든다. 목회자는 항상 주는 사람이기에 곤궁해질 수 있다. 그래서 공급받아야 한다. 목회자인 나도 때로는 신앙이 흔들릴 수 있기에 더욱 풍성해지길 원한다. 둘째로 인격을 함양할 수 있다. 신앙을 인격으로 드러낼 위치에 있기에 다듬어지지 않으면 확신 있게 말해도 제대로 전달이 안 될 것이다. 셋째로 신앙과 인격 얻으려는 자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김익겸 기자>
짧은 글 긴 여운 | 시대 흐름을 읽어라 |
목회자는 항상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옥성석 목사는 『문명의 황혼과 소망의 그리스도』를 추천했다. 본문 중 일부분에 밑줄을 그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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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월은 삶의 방식들과 문명을 크게 바꿔 놓았다. 그것은 우리에게 편리한 삶, 안락한 삶, 재미있는 삶을 제공해 왔고,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물질적 풍요는 우리에게 도리어 무서운 정신적 빈곤과 깊은 영적 공허를 안겨다 주었다. 영적 공허는 인간에게서 자기 정체성을 앗아갈 뿐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육체적 욕구와 감각적 요구들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몰고 간다. 그것은 마치 젊음과 아름다운 여인을 주면서 파우스트의 영혼을 빼앗아 가는 메피스토펠리스의 의도대로 된 것과 같으며 종교성이 강한 이들을 거짓된 영성으로 나아가게 한다. p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