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2007년 03월

“묵상과 나눔이 있는 독서를 하라” - 새춘천교회 신재원 목사

목양실인터뷰 안소영 기자

평생을 책과 살아가는 것이 목회자의 인생이라고 말하는 신재원 목사. 책 한 권의 지혜도 그냥 놓치고 싶지 않다는 그와 독서를 하는 지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요즘 즐겨 읽는 책은?  지금은 C. S 루이스의 『예기치 못한 기쁨』을 읽고 있는데 본인의 성장 과정의 아픔을 신앙으로 승화시켰던 경험담을 보게 된다. 갈수록 자신의 삶이 드러나는 이야기가 담긴 책을 많이 읽게 된다. 사실 설교자로서 살다 보니까 설교를 위한 설교를 자꾸 하게 되는데 사도행전 1장 8절을 보면 증인의 삶을 살라고 말하지 않는가. 나 역시 증인으로서 증언을 하는 설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수려한 문체로 쓴 책보다는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주는 간증이 담긴 책에 더 관심이 간다. 하나님을 뜨겁게 체험한 책을 읽으면 내 가슴이 뜨거워진다. 

내 인생의 책을 꼽는다면?  아버지가 중학교 때 성탄절을 맞아 선물해 주신 우찌무라 간조의 『구안록』이다. 이 분은 마음의 평안을 얻고자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해 본다. 그러다가 예수 그리스도를 어린 아이처럼 믿게 되면서 참된 평안을 알게 된다. 그 당시 내면적인 갈등이 심할 때였는데, 믿는 것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나에게 참된 평안을 주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 뒤로 그분의 주석을 비롯한 책을 많이 찾아 읽었다.

책은 언제 보며, 읽을 책은 어떻게 고르는가? 새벽기도 끝나고 항상 두 시간, 이 시간은 독서하는 시간이다. 책을 여러 번 다시 읽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들과 인사하는 마음으로 그분들의 이름을 쭉 불러보며 고른다. 그러다가 그 책 속에 내가 표시했던 내용들을 다시 보기도 하고. 주위에 큰 서점이 있는데 저녁 운동하러 가면 그곳에 들르는 것이 일과다. 주머니 사정상 일반서적이나 문학서적은 서점에서 훑어본다.

책 읽는 데 자신만의 습관을 소개해 달라. 줄을 치거나 메모를 한다. 거기다 내 의견을 첨가하기도 하고. 85년부터 독서 메모노트를 활용했다. 바로바로 복사를 해서 주제별로 신문 잡지와 함께 자료 분류를 한다. 이렇게 정리한 것을 일주일에 한 번씩 읽는데 한 주간 읽었던 책을 복습하고 정리한다. 이때 축적된 내용들이 설교에 체화되어 드러난다. 읽은 책을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에서다. 또한 하나님이 내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저자들의 경험을 통해 해답을 주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그래서 지금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다는 마음으로 질문을 많이 던지면서 같은 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지닌 책들을 읽는다. 제자훈련을 하면서 질문의 중요성을 많이 깨달았다.

젊은 목회자들에게 조언한다면. 젊은 사람들은 다 알아서 잘 찾아보는데(웃음). 책을 읽다 보면 어려운 부분들을 만난다. 그러면 피하지 말고 경지를 넓힐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 여겼으면 한다. 또 목회자들은 설교에만 몰두해서 설교를 위한 독서를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가장 큰 피해는 자신이 본다. 독서를 할 때는 자기 자신을 위한 독서를 먼저 해야 한다.

독서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일단 독서는 반드시 묵상으로 이어져야 한다. 묵상이 되지 않는 독서는 일회용이고 시간낭비라 본다. 묵상이 없는 독서는 인간을 교만하게 만든다. 또한 묵상을 통해서 발견한 이야기들은 어떻게든 나눠야 한다.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나누면 축복의 통로가 된다. 나누지 않으면 마치 사해바다처럼 생명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설교가 아니라 주제를 던지고 의견을 나누는 거다. 나의 경우 소그룹 모임, 친구들, 아이들과 많이 나누는데, 특히 자녀들과 독서 나눔은 아이들과 대화할 소재나 시간을 마련해 줘 정말 좋다.  

 

 

짧은 글 긴 여운 현대인의 비극

 

신재원 목사는 『토머스 머튼의 묵상의 능력』 중 촌절살인의 한 문장을 다음과 같이 추천했다.

 

“현대인의 비극은 의심도 타협도 없이 기술문명의 마귀에게 자신을 팔아버린 초자아(superego)가 자신의 창의력과 영성과 묵상적 독립성을 가차 없이 짓밟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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