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박시온 기자
오래 전, 노년의 미당 서정주 시인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원작을 원어로 읽기 위해 러시아로 유학을 떠난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정말 멋진 인생이다!’라는 생각을 했다는 마산성산교회 오승균 목사. 중년의 그 역시 올해부터 새로운 독서 여행길에 올랐다.
평소 독서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올해부터 독서 계획을 세워놓고,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한 주는 신앙서적을, 한 주는 일반서적을 병행해서 읽기로 했는데, 지금까지는(웃음) 목표대로 책을 읽었다.
독서 계획을 세우게 된 이유는? 한동안 책 읽을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책을 읽지 않으니까 개인적인 발전이 없을 뿐 아니라, 성도들에게 말씀을 먹이는 데 필요한 것을 얻고, 성경 말씀을 다양한 삶의 영역에 적용하기 위한 시야를 넓히기가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세상에서도 책을 읽지 않으면 리더가 될 자격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가.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이 모든 일에 전심전력하여 너의 ‘성숙함(진보)’을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게 하라”(딤전 4:15)고 했다. 지도자, 특히 영적인 지도자는 성도들과 복음을 위해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독서 계획을 세우게 됐다.
인생에 전환점이 된 책이 있다면? 부임 초창기에 교회 분열과 갈등 속에서 힘든 시기를 겪었다. 하루 이틀은 참을 수 있었지만, 1년 이상 지나니까 내 안에 독한 기운과 함께 타락한 본성이 발동하는 것을 느꼈다. 그때 읽은 책이 민경설 목사님의 『십자가의 능력』이라는 책이었다. 그 책을 통해 십자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새롭게 깨닫고 밤새워 기도했다. 그리고 그날 밤 성령께서 나를 확 사로잡으셨고, 내 속에 있는 모든 상처와 분노, 좌절감을 전부 녹여버리셨다. 그때 깨닫게 된 한 가지 목회원리가 있다. 사실 교회에 어려움이 닥치면 잠도 오지 않는다. 그럴 때 기도하라는 주님의 사인을 깨닫고 철야기도하면서 한 달 정도 지내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문제가 깨끗이 해결되고 하나님이 회복시키시는 것을 자주 경험했다. 사단은 주기적으로 교회를 시험하고 어렵게 만들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사용하셔서 바로 나, 지도자인 목회자를 훈련하신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근에 읽은 책 중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마틴 루터 킹의 리더십』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의 설득력,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언변은 단지 천부적인 재능에서만 기인한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배움과 노력으로 갖춰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말을 해야 하는 지도자인 목회자 역시 설득력을 갖춰야 하는데, 그러려면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것에 도전받았다. 또 한 가지 책은 『잘 하려고 하지 말고 잘 믿어라』라는 책이다. 조그마한 책 속에 신앙생활의 진수가 담겨 있다. 신앙생활은 하는 것이 아니라 되는 것이라는 것, 목회 역시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은혜 주셔야 된다는 것을 되새길 수 있었다.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성경을 포함해 많은 좋은 책들은 하나님이 우리 인생을 지적으로, 정서적으로, 영적으로 풍성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주신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험한 세상에서 주저앉지 않고, 당당하게 내가 바로 하나님의 작품이라는 것을 드러내면서 세상을 치유하고 돕는 인생을 살려면, 이 선물을 통해 끊임없이 배워야 하지 않을까. 50대인 나 역시 끊임없이 책을 통해 배우고 은혜 받아서 성도들과 청년들에게 ‘내가 할 수 있다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도전과 소망을 주고 싶다. <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