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2012년 03월

“인생의 선물, 독서 여행길에 오르다”_마산성산교회 오승균 목사

목양실인터뷰 박시온 기자

오래 전, 노년의 미당 서정주 시인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원작을 원어로 읽기 위해 러시아로 유학을 떠난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정말 멋진 인생이다!’라는 생각을 했다는 마산성산교회 오승균 목사. 중년의 그 역시 올해부터 새로운 독서 여행길에 올랐다.
 
평소 독서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올해부터 독서 계획을 세워놓고,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한 주는 신앙서적을, 한 주는 일반서적을 병행해서 읽기로 했는데, 지금까지는(웃음) 목표대로 책을 읽었다.

독서 계획을 세우게 된 이유는? 한동안 책 읽을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책을 읽지 않으니까 개인적인 발전이 없을 뿐 아니라, 성도들에게 말씀을 먹이는 데 필요한 것을 얻고, 성경 말씀을 다양한 삶의 영역에 적용하기 위한 시야를 넓히기가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세상에서도 책을 읽지 않으면 리더가 될 자격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가.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이 모든 일에 전심전력하여 너의 ‘성숙함(진보)’을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게 하라”(딤전 4:15)고 했다. 지도자, 특히 영적인 지도자는 성도들과 복음을 위해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독서 계획을 세우게 됐다.
 
인생에 전환점이 된 책이 있다면? 부임 초창기에 교회 분열과 갈등 속에서 힘든 시기를 겪었다. 하루 이틀은 참을 수 있었지만, 1년 이상 지나니까 내 안에 독한 기운과 함께 타락한 본성이 발동하는 것을 느꼈다. 그때 읽은 책이 민경설 목사님의 『십자가의 능력』이라는 책이었다. 그 책을 통해 십자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새롭게 깨닫고 밤새워 기도했다. 그리고 그날 밤 성령께서 나를 확 사로잡으셨고, 내 속에 있는 모든 상처와 분노, 좌절감을 전부 녹여버리셨다. 그때 깨닫게 된 한 가지 목회원리가 있다. 사실 교회에 어려움이 닥치면 잠도 오지 않는다. 그럴 때 기도하라는 주님의 사인을 깨닫고 철야기도하면서 한 달 정도 지내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문제가 깨끗이 해결되고 하나님이 회복시키시는 것을 자주 경험했다. 사단은 주기적으로 교회를 시험하고 어렵게 만들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사용하셔서 바로 나, 지도자인 목회자를 훈련하신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근에 읽은 책 중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마틴 루터 킹의 리더십』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의 설득력,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언변은 단지 천부적인 재능에서만 기인한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배움과 노력으로 갖춰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말을 해야 하는 지도자인 목회자 역시 설득력을 갖춰야 하는데, 그러려면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것에 도전받았다. 또 한 가지 책은 『잘 하려고 하지 말고 잘 믿어라』라는 책이다. 조그마한 책 속에 신앙생활의 진수가 담겨 있다. 신앙생활은 하는 것이 아니라 되는 것이라는 것, 목회 역시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은혜 주셔야 된다는 것을 되새길 수 있었다.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성경을 포함해 많은 좋은 책들은 하나님이 우리 인생을 지적으로, 정서적으로, 영적으로 풍성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주신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험한 세상에서 주저앉지 않고, 당당하게 내가 바로 하나님의 작품이라는 것을 드러내면서 세상을 치유하고 돕는 인생을 살려면, 이 선물을 통해 끊임없이 배워야 하지 않을까. 50대인 나 역시 끊임없이 책을 통해 배우고 은혜 받아서 성도들과 청년들에게 ‘내가 할 수 있다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도전과 소망을 주고 싶다. <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