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2012년 05월

독서, 시공간을 뛰어넘는 멘토와의 만남_시드니실로암장로교회 류병재 목사

목양실인터뷰 박시온 기자

류병재 목사는 어린 시절 안이숙 여사를 만나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배웠고, 목회 초년에는 옥한흠 목사를 만나 목회철학을 정립할 수 있었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책과의 만남, 그는 지금도 그 만남을 사랑한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가 만난 책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 특별히 감동을 주었던 책이 있다면 초등학교를 다닐 때 아버지가 주셔서 읽었던 안이숙 여사의 『죽으면 죽으리라』와 『죽으면 살리라』가 어린 시절 나에게 가장 큰 감동을 준 책이다. 저자의 전기를 읽으면서 신앙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호주 장로교단의 목사 후보생으로 영입될 때도 이와 똑같은 질문을 받았던 적이 있다. 그때 호주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이 책의 내용을 소개했는데, 인터뷰했던 노회원들이 안이숙 여사의 삶을 듣고 크게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 이 두 권의 책은 어린 시절뿐만 아니라 유학생활과 이민 교회 개척 과정에서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만 의지하며, 항상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목회를 하면서 힘든 시기에 도움이 된 책은 호주 장로교신학대학을 졸업할 무렵, 교단에서 한국인 최초의 졸업생이었던 나에게 한국 이민 교회와 호주 교회와의 관계, 그리고 1세대와 2세대와의 관계에서 다리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학업을 계속하려는 계획도 있었지만, 순종하는 마음으로 이민 목회를 시작하게 되었다. 당시 나이도 어렸고, 사실 이민 목회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순진하게(?) 시작했다. 그래서 내가 얼마나 준비가 부족했는지 금방 알게 되었다. 그때 가장 큰 어려움은 해외에 있다 보니 가까이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멘토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SNS 같은 것들이 없을 때여서 오직 책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었다. 그렇게 개척 후 1년 동안 목회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던 중 옥한흠 목사님의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책을 만났다. 그 책을 읽으면서 목회철학의 정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고, 몇 개월 후 CAL세미나에 바로 참석했다. 또한 설교에 대해 고민할 때 이동원 목사님의  『청중을 깨우는 강해설교』라는 책이 큰 가르침을 주기도 했다.  

독서를 하는 이유는 책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 아무리 바빠도 항상 삶에서 우선순위를 차지한다. 이렇게 책을 사랑하게 된 이유는 켄 가이어의  『묵상하는 삶』과 같은 책을 통해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하나님을 묵상할 수 있었고, 필립 얀시의  『내 영혼의 스승들』과 같은 책을 통해 훌륭한 인생의 선배들을 만나 배움을 입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존 스토트의  『현대 사회 문제와 기독교적 답변』과 같은 책을 통해서 신학과 사상, 윤리적인 해답도 정리할 수 있었다. 

추천하고 싶은 책은 하나님의 거룩성과 섭리, 사랑의 본성에 대한 책인 D. A. Carson의  『The Difficult Doctrine of The Love of God』, 시편 23편을 현대인의 삶과 연관지어 묵상한 맥스 루케이도의  『짐을 버리고 길을 묻다』, 복음과 교회 그리고 제자도에 대해 다시 깨닫는 기회를 준 『래디컬』, 복음의 변증에 눈을 뜨게 한  『누가 예수를 종교라 하는가』라는 책을 추천한다. 또한 우리 교회 사역훈련 중에 한 장씩 함께 읽고 토론하는 프란시스 쉐퍼의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책과, 20년 전 나로 하여금 기독교 윤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했던 토니 캠폴로의  『크리스천이 다루기 힘들어하는 20가지 뜨거운 감자』도 추천하고 싶다.  <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