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박시온 기자
독서에도 때를 따라 필요한 책을 읽고 깨닫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다고 고백하는 꿈이있는교회 반기성 목사. 책에서 깨달은 삶의 원리가 실제 삶의 영성으로 나타나야 하고, 늘 성경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와 독서 이야기를 나눴다.
평소에 어떻게 책을 읽는가? 책을 정독하는 편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두 권 정도 읽는 것이 내게 적절하다. 목차를 훑어보면서 시나리오를 그려보고, 어느 한 구절에 집중하기보다 책 속에서 저자의 삶이 나에게 체감되도록 곰곰이 곱씹어가며 읽는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몸으로 반응하기 위해 먼저 책 속에서 그의 삶의 흐름을 따라가 본다. 요즘에는 넬슨 만델라의 책을 읽으면서 그의 삶을 나의 삶 속으로 끌어들여 보고 있다. 이러한 나의 독서 스타일은 믿음과 행동이 다르지 않아야 한다는, 삶을 강조하는 영성과 무관하지 않다.
삶의 영성에 대한 책들 중 인상 깊게 읽은 책은? 청년 시절, 내 삶이 변화됐다고 말할 수 있는 회귀점에 읽었던 책이 있는데, 바로 대천덕 신부님의 『산골짜기에서 온 편지』이다. 주님이 삶의 모든 소소한 것까지 인도하신다는 그의 삶의 영성을 읽으면서 ‘내 영성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고, 더 확신 있게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사실 어릴 적 우리 집은 무척 가난했다. 매일 빚쟁이들이 찾아왔고, 정말로 먹을 것이 없었다. 그때 가난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 이야기하는 것뿐이었다. 그래야만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난이 내 인생의 스승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가난으로 이러한 영성이 훈련되었다. 그래서인지 『하나님의 임재연습』이라는 책을 통해 로렌스 형제의 삶을 보면서 나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의 책은 멀린 R. 캐로더스 목사님의 『감옥생활에서 찬송생활로』이다. 늘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느라 웃지 못하던 고행의 영성에서 내 삶이 기쁨의 영성, 부활의 영성으로 전환하는 데 영향을 주었던 책이다.
‘내 인생의 책’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은? 성경이다. 처음 성경을 읽을 때는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두 번째 읽을 때는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을 보면서 ‘이렇게 죄를 반복하다니, 뭐 이런 놈들이 다 있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세 번째 읽을 때는 ‘이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니, 네 번째 읽자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는데’라고 느꼈고, 다섯 번째 읽을 때는 ‘내 속에 이런 모습이 많구나’를 깨달았다. 그 후 성경을 읽을수록 ‘이들보다 내가 더한 죄인’인 것을 알게 됐고, 예수님을 만나는 은혜를 경험하면서 성경이 나를 변화시켰다. 그래서 다른 책들을 읽다가도 항상 성경으로 돌아오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사람들이 삶을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은데, 우리가 삶에서 무언가 일로써 성취한 것이 있다면 그것이 하나님 앞에서 정작 얼마나 되겠는가. 예수님이 이 땅에서 말씀을 다 이루고 가신 것처럼, 우리 삶의 목표도 말씀을 이루는 삶을 살아내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에 관한 것을 많이 읽느라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소홀하지 않도록 성도들에게도 끊임없이 성경 통독을 강조하고 있다.
성경 외에 큰 영향을 받은 책은? 한 영혼에 대해 내 심장을 뜨겁게 만들었던 옥한흠 목사님의 『평신도를 깨운다』는 내 목회에 있어 획기적인 책이었다. 그리고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님의 『설교와 설교자』라는 책을 통해 개신교에 희망이 있음을 깨달았고,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고민할 때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공동체 신학을 다시 한 번 새롭게 정립할 수 있었다.
<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