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박지연 기자
스마트하고 체계적인 독서, 대구 동흥교회 김무곤 목사와의 대화를 통해 느낀 그의 독서 습관은 그랬다.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은 만큼, 책에 대한 최신 정보와 팟캐스트, 서평을 챙겨 보는 것에 게으르지 않은 그는 진정한 독서광이었다.
그럼 김무곤 목사의 전략적인 독서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독서란 무엇인가? 나에게 독서는 여행이다. 여행에는 떠날 때의 설렘이 있고,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과 장소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비슷하게도, 우리는 책을 통해 과거나 미래로 가기도 하고, 다른 세계와 문화를 경험하기도 하며, 충격적인 진실에 다가서기도 한다. 요즘 사람들이 제일 많이 기대하고 기다리는 것이 여행인데, 보통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어서 가기 힘들다. 하지만 책으로 떠나는 여행은 언제든지 가능하다.
평소 독서습관은 어떠한가? 다양한 책들을 동시에 읽는다. 목양실에서 읽는 전공 서적, 또는 일반 인문학 관련 서적, 집에서 읽는 잡지나 수필집, 화장실에서 보는 서적 등 10가지의 책을 동시에 읽어나가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독서 방식이 익숙하지만 단점도 있다. 어느 책에서 읽었던 내용인지 정확히 모르고, 다른 책의 내용과 중첩되는 혼돈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면이 장점이 되기도 하는 것이, 여러 책의 내용이 자연스럽게 융합이 되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의미 있는 책을 꼽는다면? 박영선 목사의 『하나님의 열심』이라는 책이 내게는 의미 있는 책 중 하나다. 이 책을 통해 나 스스로 도전을 많이 받았고, 신앙의 관점도 바뀌었다. 지금 돌아보면 더 훌륭한 책도 많았는데, 20대의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을 한 것 같다. 영화든 책이든 어느 때에 만나느냐는 참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최근 읽은 책 가운데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은 지금 내가 읽고 있는데, 『자기통제의 승부사 사마의』라는 책이다. 중국의 유명한 관리학 강사 자오위핑 박사의 강의를 정리한 책인데, ‘사마의’라는 인물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제갈공명보다 더 오랜 시대를 살아남고, 3대를 거쳐 위나라의 핵심 참모 역할을 했던 비결과 리더십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왜 독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목회자에게 독서는 필수적이다. 말씀을 더 잘 알고, 깊이 있게 묵상하기 위해서는 독서가 밑받침돼야 한다. 또 심방을 통해 성도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책을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고 간접경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장 경험을 많이 한다고 진리를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진리를 제대로 경험한다면, 그것으로 사람들에게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 그만큼 독서는 간접 경험에 중요한 열쇠가 된다.
마지막으로 독서에 대한 조언 및 권면을 부탁한다. 첫째로, 필요한 정보만을 찾아내겠다는 신념은 위험할 수 있다. 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마치 연애편지 읽듯이, 읽기를 권한다. 사실 목회자들에게는 쓸 만한 정보, 예화 거리를 찾아내기 위한 독서의 유혹이 항상 있다. 하지만 그런 독서는 목회자의 내공을 얕아지게 하는 가난한 독서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서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요즘같이 읽을 것이 많은 시대에 양질의 책을 골라 읽기 위해서는 서평이 참 중요하다. 나는 책과 관련된 잡지나 팟캐스트의 도움을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기 인생에 중요한 책은 꼭 다시 읽어보길 추천한다. 충분히 소화를 못 했다고 여겨지는 책들이 있다. 나는 그런 것들은 다시 읽었고, 놓친 것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깨닫게 됐다.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