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문화읽기 이민규 교수 _ 중앙대학교
삼국시대 서동이라는 청년이 스스로 지은 동요를 입소문으로 퍼뜨려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이하였다는 삼국유사 기록으로 볼 때 입소문의 역사는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사회에 널리 퍼지고 있는 첨단 네트워크 덕분에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입소문 문화가 탄생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까지 ‘입소문’이라고 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은밀하고 지엽적인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사이버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휴대전화와 인터넷과 같은 첨단기기로 인해 입소문 문화는 개인적 차원을 훌쩍 뛰어넘어 공개적이고 전국적인 양상으로 변화되고 있다. 엄지족들이 열심히 찍어대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입소문 공장 역할을 담당하고, 여기에다 유무선 인터넷은 입소문을 널리 확대하는 증폭장치로 변하고 있다.
이같은 사이버시대의 입소문은 개인과 사회를 크게 살리기도 하고 사정없이 죽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100원의 이웃사랑’(cafe.naver.com/go100won)은 사이버상에서 직장인과 주부가 함께 참여하여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을 활발하게 돕고 있고, 대학생과 일반인이 다함께 참여하는 ‘반크’(www.prkorea.com)에서도 독도, 동해 표기와 같이 외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한국에 대한 오류를 바로잡고자 입소문을 통해 회원모집과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반면, ‘연예인 X파일’ 사건에서 보듯이 생각 없이 친구에게 건네준 연예인 신상에 관한 평가 자료가 인터넷을 타고 한 개인의 프라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