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읽기

2006년 01월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성장이야기-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문화읽기 안소영 기자

눈에 보이는 평범함 뒤에는 보이지 않는 특별함이 숨겨져 있다. C.S. 루이스의 원작, 월트 디즈니 제작, <슈렉>의 앤드류 아담슨이 감독한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은 바로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성장이야기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네 아이들이다. 특별하게 뛰어나지도 않았고 사소한 일로 자주 다투기도 하며 서로에게 잘못을 미루기도 하는 친근한 아이들이다.
2차 대전을 피해 시골집에 머물게 된 페벤시 가의 파터, 수잔, 에드워드, 루시는 우연히 옷장을 통해 새로운 나라 나니아에 발을 내딛는다. 동화 속과도 같은 이 신비로운 나라는 마녀 제이디스로 인해 몇 백년간 눈으로 덮인 겨울이 지속되어 왔다.
우연히 온 이들을 나니아인들은 오래전부터 예언되어 온 나니아의 구원자라고 말한다. 4명의 아이들은 그 말을 믿지 않고 나라를 구하자는 요구도 거절하지만, 나니아에서의 긴 여정과 아슬란의 만남을 통해 점차 마음을 바꾸게 된다. 그리고 마녀로부터 나니아를 구하기 위해 아슬란과 함께 전쟁에 뛰어든다.
이 아이들의 특별한 모험 뒤에는 바로 나니아의 창조자이자 숲의 왕 아슬란이 있다. 위대한 능력을 가진 사자는 아이들이 자신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지켜준다. 한 명 한 명에게 찾아가 인격적으로 만나고, 이들의 성장을 잠잠히 지켜보며, 위험에 처하면 자신의 몸을 던져 구해낸다.
그의 사랑과 희생은 유혹에 넘어가 일행을 배반하고 마녀의 권세 하로 들어간 에드워드를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생명을 내어놓는 것으로 그 절정에 달한다.
이러한 아슬란과 아이들의 관계는 자연스레 그리스도와 우리들의 관계를 연상하게 만든다. 난쟁이와 툼누스가 살아가는 환상의 나라 나니아가 결국 우리 세계의 또 다른 변주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제자의 길을 걸어가고자 할 때, 예상치 못한 능력과 성장을 맛보게 되는 것처럼 우리는 주인공들의 모습 속에서 특별한 성장을 발견하게 된다.
맨 앞에서 전쟁을 지휘하는 용기 있는 전사가 된 피터, 논리적이고 현실적이었지만 열린 마음을 소유하게 된 수잔, 가장 어리지만 지혜로운 조언자가 된 루시, 삐딱했으나 진정한 희생과 가족의 의미를 받아들이게 된 에드워드. 갈등을 넘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게 된 아이들.
이들의 성장은 자신들의 나약함을 인정하지만, 절대 사명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굳은 의지에서 비롯된다. 이들은 더 이상 평범하지 않다.
그리고 이들의 모습을 통해 그리스도인으로 부름 받은 우리들 역시 평범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 역시 복음의 기쁨을 안고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나가는 사명을 갖고 있는 사람임을 자각하게 되는 것이다. 
‘가족’에 대한 코드가 원작보다 강화된 것을 제외하고는 원작과 흡사한 영화 <나니아 이야기 : 사자와 마녀와 옷장>는 C.S.루이스의 이와 같은 메시지가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