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읽기

2003년 12월

하나님과 내레이션

문화읽기 홍지아 교수(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부)

TV가 우리의 오락적 엄마이기를 자처하고 나선 지는 이미 오래이다.
나 대신 즐거워해주고, 나 대신 웃어주고, 나 대신 생각해준다.

 

쉬고 싶을 때면 TV 앞에 앉고 싶다는 유혹을 받는다. 활자를 읽으며 뇌세포를 움직여야 이해할 수 있는 인쇄매체에 비해 소파에 파묻히는 정도의 수고만으로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영상매체는 게을러지기에는 더없이 좋은 벗이다. 리모컨을 움직이다 보면 낯익은 연예인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 프로그램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이 나누는 이야기의 주제는 자신과 남들의 연애사건들로부터 동물들의 짝짓기, 운동, 신변잡기, 맛있는 음식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그 중 하나를 골라 채널을 고정시킨다. 소파에 더욱 깊숙이 몸을 파묻고 ‘릴렉스’할 준비를 한다. 음… 오늘은 무슨 얘기를 하는 걸까? 어디 한번 웃어보자. 잠깐, 그런데 저기 화면에 나오는 저 글씨는 뭐지? “지금 이들은 말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질세라 한마디 더 하는 OOO.” “두 사람의 말다툼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사회자, 할 말을 잊고 있습니다.” …상대의 공격에 말문이 막힌 사회자가 머리를 긁적이자 친절하게도 바로 그 옆에 “긁적긁적”이라는 자막이 등장한다. 출연자가 웃음을 터트리자 역시나 재빠르게 “푸하하하”라는 자막이 튀어나온다. 아마도 이 프로그램을 만든 ...

* 더많은 내용은 <디사이플> 2003년 12월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