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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정혁현 대표 _ 케노시스
영화를 볼 때 신앙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말하면 거추장스러운 걸림돌이다. 영화는 일종의 꿈과 같은 것이어서 현실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로 감히 생각해 볼 수도 없는 사건들이 영화 속에서는 생생하게 전개된다. 우리는 마치 허리띠를 풀듯 마음의 긴장을 풀고,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 은밀히 도모했던 ‘그 일’을 주인공과 하나가 되어 신나게 성취해 간다. 그런데 자꾸 마음속에 깔고 앉은 돌처럼 불편하게 걸리는 것이 있다. 바로 ‘신앙’이라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 두 가지 시각이 있다
청교도주의에 많은 영향을 받은 한국 교회의 신앙은 대개 인간의 욕망을 백안시한다. 그런 의식구조에서 이상적인 인간은 모든 욕망이 제거된 창백한 로봇이다. 때문에 많은 교회에서 가르치는 바는 “영화는 사탄의 도구이니 아예 상종치 않는 것이 영생 구원에 이롭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세상과 담쌓은 기독교인 아닌 기독교인이 많이 돌아다니게 되는 것이다. 사실 교회는 이 세상을 향해서 그 의미를 갖는 것 아닌가?
이런 불가능한 인간을 강요하는 신앙 때문에 많은 기독교인들이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는 바울의 탄식을 위로 삼아 무작정 영화를 본다. 영화가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신앙은 신앙이고 영화는 영화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들은 대개 영화는 신앙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며, 그저 즐기면 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