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읽기

2009년 02월

경제 위기 앞에 선 그리스도인

문화읽기 김동윤 대표_크리스천 재정사역 연구소

세계경제가 ‘D의 공포(depression)’, 즉 불황을 지나 ‘R의 공포(recession)’, 경기 하강으로 넘어가고 있다. 경기 하강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소득이 감소하거나 중단될 위험까지 겹치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첫째, 경제 위기의 원인을 영적인 면에서 해석하라
그동안 유행했던 ‘부자 되세요’ 인사와 더불어 ‘10억 만들기 열풍’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돈에 대한 집착과 지나친 소유욕에 빠지게 만들었고, 여기에는 크리스천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2000년대를 지나며 많은 사람들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신드롬에 마음을 빼앗겼다.
부자 아빠란 누구인가? 자기개발과 투자 공부를 하고, 고도의 재테크를 통해 근로소득 외의 자산 소득을 만들어 내는 것이 부자 아빠의 상이었다. 부자 아빠가 되려면 투자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재테크 게임의 법칙을 이해하며 높은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부자 아빠 되기에 뛰어들었다. 빚을 내어 부동산 투자를 했고, 예금과 적금 통장은 구체적인 계획 없이 펀드 통장으로 전부 갈아타기 바빴다. 무리한 부채를 끼고서라도 단숨에 큰 수익을 실현하려는 대박에 대한 기대로 강남 아파트로 옮겨 타기도 했다. 그 결과 갑자기 불어닥친 자산가치의 폭락과 빚더미 속에서 지금은 불안과 아픔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박보다는 성실히 일하고 알뜰히 생활하고 착실히 저축하는 가난한 아빠의 생활상은 구차스러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존경받아 마땅하다. 크리스천의 경제 위기 탈출은 바로 가난한 아빠로 거듭나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 땀 흘리지 않고 쉽게 큰돈을 벌려고 했는지, 지나친 욕심이나 탐욕의 노예가 되지 않았는지, 하나님보다 돈 우선순위로 살지 않았는지 자신을 돌이켜보는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둘째,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담대해야 한다
경제 위기 앞에서 너무 두려워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크리스천의 태도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기 때문이다. 아무리 불황 속에서도 하나님은 역사하신다. 수십만 명의 이스라엘 민족을 40년 동안 광야에서 먹이신 하나님이 오늘도 내 삶에 동행하고 계신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크리스천은 ‘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할 때 이 모든 것을 더해 주시는’ 약속을 믿고 용기를 가져야 한다.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믿고 나갈 때 물이 포도주로 바뀌고, 밤새 그물을 던졌으나 빈손으로 돌아온 그 그물에 고기가 넘치게 된다. 경제 위기가 심해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그동안 쌓아왔던 믿음의 내공을 사용할 때다.
셋째, 가정 경제의 구조조정을 통하여 지출을 줄여라.
기업이야 매상이나 수출을 늘리면 되겠지만 일반적 가정은 수입이 정해져 있다. 그렇다면 답은 한 가지, 최악의 상태를 가정하여 초긴축 경제생활로 가야 한다. 지출을 줄이기 위한 첫 단추는 가계부로 시작된다. 가계부를 쓰면 불필요한 지출, 과다 지출, 계획한 대로 지출되고 있는지 등 여러 가지를 점검하고 교정할 수 있다.
특히 가계부를 통하여 불필요하게 새어나가는 돈을 냉정하게 규명할 수가 있다. 수많은 가정들이 과다한 사교육비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힘든 일이겠지만 사교육비 역시 과감히 대폭 손을 댈 수도 있어야 한다. 또 많은 여러 가지 보험에 가입하여, 수입에 비해 너무 많은 보험금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보험 해지에 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동차 그리고 다른 가족 행사들의 시기나 금액 역시 조정해야 한다. 수입에 따라 적절한 생활의 한계와 수준을 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다.
넷째, 신용카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지출을 줄이는 또 하나의 중요한 방법은 신용카드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신용카드는 현금으로 지출하는 것보다 약 33%를 더 지출하게 만든다. 그리고 카드회사의 높은 이자를 감안할 때 결과적으로 약 현금보다 약 50%를 더 지출하게 된다. 신용카드가 없으면 어쩔 수 없이 안 쓰게 되는 것도 많아진다. 대표적인 것이 홈쇼핑이다.
12개월 무이자에 가격파괴, 자동전화주문 할인, 화려한 사은품 등등 모두가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것이다. 신용카드는 많은 사람들의 욕구를 너무 쉽게 충족시켜 준다. 지갑에서 꺼내기만 하면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다. 물론 신용카드가 있어도 돈에 대한 훈련이 잘되어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돈에 대한 훈련을 제대로 받질 못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월급을 받아도 카드회사로 다 흘러들어가고, 정작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은 만져보지도 못한다. 그러나 경제 위기 앞에서는 하고 싶은 것을 미룰 줄 알아야 한다. 욕구를 지연시키라는 이야기다. 그렇게 해야 저축을 할 수 있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서 실천해야 할 것은 신용카드를 꺼내 과감히 버리는 것이다.
다섯째, 지출이 줄었다면 저축으로 이어져야 한다
저축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재정적으로 준비하는 작업이다. 많은 가정들이 미리 저축하지 않기 때문에 급박한 일이 일어날 때마다 항상 빚을 지게 된다. 비상시를 위한 계획이 없을 경우, 가정생활이 큰 고통을 당하거나 심지어 파산이나 가정 파괴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져도 저축으로 준비된 것이 없게 되면 아까운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저축하는 마음속에는 기쁨과 희망이 있다. 그렇기에 빚을 지고 있는 가정일지라도 조금씩이나마 저축해야 한다.
여섯째, 어려울수록 가난한 이웃에게 관심을 가져라.
경제가 어려우면 가장 타격을 받는 계층이 가난한 사람들이다. 하나님이 크리스천들에게 ‘너 혼자 불황을 잘 이기고 잘 먹고 잘 살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하나님께서는 크리스천들이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어려울 때일수록 하나님이 맡겨주신 물질을 이웃과 나누며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나누기를 원하신다.
Opportunity is no where!(기회는 없다)에서 철자 하나만 옮기면 Opportunity is now here!(기회는 지금 여기에)로 변한다. 경제 위기 앞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이 시간들을 자신의 올바른 경제관을 만드는 기회, 공급자 하나님을 신뢰하는 기회, 건강한 가정 경제를 만들어가는 성숙의 기회, 그리고 앞으로 부어주실 하나님의 축복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가야겠다.

 

 


김동윤 장로는 현재 미국 시카고에서 공인회계사, 크리스천 재정 전문가로 활동하며 ‘크리스천의 성경적 재물관리’에 대한 세미나를 인도중이다. 서강대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영스타운주립대학원에서 경영학 및 회계학을 전공했으며, 시카고 트리니티 신학대학원에서 신약신학을 공부했다. 저서로는 『성경적 부자 되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