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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이의용 교수_ 국민대학교
다시 성탄절이 다가온다. 성탄절은 354년 로마 교회(서방 교회)가 12월 25일을 지키기 시작하고, 379년 동방 교회가 이에 따르면서 세계적인 기념일이 된 걸로 알려졌다. 그러나 12월 25일이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이라는 근거는 없다.
우리나라도 교회를 중심으로 성탄절을 지켜오다가, 독립 직후인 1949년부터 국가기념일로 지키고 있다. 해방과 6·25 전쟁을 거치면서 우리나라에는 미국 군인을 비롯한 서구 군인과 가족들이 늘어났고, 서구에서 유학한 이들이 대거 귀국했다.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성탄절 문화는 이들을 통해 국내에 유입됐으리라 추측해 본다. 성탄절은 기독교의 기념일인데도 ‘크리스마스’란 서양말로 불리면서, 우리의 전통적인 명절 가운데 당당히 끼어 신자나 비신자 모두에게 ‘기쁜 날’로 전해지고 있다.
초창기 성탄절의 문화는 6·25 전쟁 중 시골에서 태어나 살아온 나의 어린 시절 기억에도 어렴풋이 남아 있다. ‘크리스마스’ 하면 몇 가지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성탄 트리’, ‘선물’, ‘이브’, ‘새벽송’, ‘칸타타’ 같은 것들이다.
성탄 트리
지금은 교회마다 조립용 트리와 오색찬란한 전등, 장식들을 사다가 트리를 장식한다. 그러나 나의 어린 시절인 50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건 구경도 못 했다. 성탄절이 다가오면, 청년들이 삽과 톱 같은 연장을 들고 뒷산에 올라, 잘 생긴 소나무 한 그루를 캐거나 베어 왔다. 그리고 그것을 나무나 버킷으로 만든 화분에 심었다. 말이 심은 거지 한겨울에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