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2009년 10월

2009년 10월 추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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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책

“나는 오직 제자훈련하고 있는 동안만 행복했다?!”
- 『나는 오직 글쓰고 책읽는 동안만 행복했다』, (예담)

 

어떤 분야건 일가를 이룬 사람들의 남다른 점을 들자면 그것은 그 안에 진정성과 무서운 집중력이 있다는 점이다. 문학 작품을 생산해 내는 작가들이나 사람의 영혼을 다루는 목회자들은 그런 점에서 상통하는 점이 있다.
『나는 오직 글쓰고 책읽는 동안만 행복했다』(예담)라는 책은 목회자라면, 아니 오늘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한번쯤 자기만의 방에 틀어 박혀 “나는 오직 ~하고 있는 동안만 행복했었나”를 생각해보며 정독할 만한 책이다.
이름 석 자만으로도 한국 문학의 상징이 되어 버린 작가들. 71세의 정현종 시인을 필두로 윤대녕, 공지영, 정호승, 김용택, 신경숙 등 평균 연령 마흔이 넘은 작가들이 자신들의 삶의 질고와 문학이야기를 진정성이 가득 담긴 글로써 풀어낸다.
먼저 문학 서적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서 작가들의 입을 빌어 들어보자. 이는 실용서나 자기 계발서에만 너무 탐독하는 요즘 출판시장과 독서 실태에 대한 반전이다.
작가 은희경은 “소설이 다루는 삶은 우리가 실용서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삶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좋은 소설은 직접 정보가 제공할 수 없는 자기 자신 안에 있는 능력을 일깨워 복잡한 삶을 살아가는 데 자기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준다”고 했다.
작가 신경숙은 “음악을 듣는 것, 그림을 보는 것보다 소설은 더 큰 참여를 원한다. 책 속으로 몰입하기까지, 몰입하고 나서 자신이 직접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꼼꼼한 독서는 그만큼의 정성과 시간, 열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하나 문학 작품을 생산해 내는 작가들은 각양각색의 고통을 품고 있다. 작품만으로는 못 느꼈던 작가의 삶 안에는 투철한 내적 싸움이 있었고, 그것이 그들을 문학으로 끌어당겼으며, 오늘의 그들을 만든 자양분이 되기도 했다.
시인 정호승은 “시 쓰는 일은 자기 삶을 표현하는 한 양식이다. 가끔 새벽에 일어나 청소하는 사람들을 보면 과연 내 삶의 양식이 저들 삶의 양식보다 더 진정성이 있을까 반문한다. 청소는 거짓말을 할 수 없다. 한 자리와 안 한 자리가 너무나 차이난다. 고통 없이는 시가 없다. 열심히 살면 드러나는 충실한 삶의 거시기가 시가 아닐까?”
작가 공지영은 “고독하다는 것은 훌륭한 것이다. 왜냐하면 고독은 어렵기 때문이다. 무언가가 어렵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그 일을 하는 이유가 되어야 한다”고 고통과 고독이 진솔한 자신의 문학과 삶을 만들었음을 고백한다.
또한 이 책에는 문학 하나만으로도 선후배 문인 사이에 통하는 호감에 눈길이 간다. 정현종 시인은 김훈의 『칼의 노래』가 당시 언론에서 너무 떠드는 바람에 읽지 않다가 최근 읽고 술 한 잔 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군인 시절 정호승은 김현승 시인의 시가 좋아 처음으로 시를 그에게 보냈는데, “휴가 나오면 한번 들르라”라는 말에 김현승 시인의 작업실에 들렀다고 한다.
이 책의 제목은 작가 윤대녕의 말을 썼는데, 어린 시절 자신의 문학적 상상력을 키워줬던 시간을 “오직 글 쓰고 책 읽는 동안만 행복했어요”라는 말로 표현했다. 이 책을 읽으며 제자훈련 하는 목회자들이 훈련하면서 그들만이 느꼈을 고독과 고통, 책읽기 등의 애환이 떠올랐다. 그들도 아마 “나는 오직 제자훈련하고 있는 동안만 행복했다?!”라고 고백하지 않을까?      

<우은진 기자>

 

신간

■실전 리더십 50 아이디어
가끔은 원리보다 실제적인 방안이 더 큰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이 책은 순수하게 잠재된 리더십을 키우기 위한 여러 팁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50가지 주제별로 편집되었고, 참가자와 인도자용으로 각 페이지가 나뉘어져 실제 리더 수련회 등에서 활용하기가 쉽다.

앨런 넬슨 저/ 서진희 역/ 국제제자훈련원

 

■용서 없이 미래 없다
흑인 최초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성공회 수장이 된 데즈먼드 투투 주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에 끊임없이 비폭력투쟁으로 대항했다. 이 책은 그가 진실화해위원회의 의장을 맡으면서 목도한 잔인한 사실들과 그로 인한 상처들을 용서와 화해로 포용하는 과정들이 담겨져 있다.

데즈먼드 투투 저/ 홍종락 역/ 홍성사

 

■눈물로 씨를 뿌린 사람들
이 책은 ‘너’보다 ‘나’라는 단어가 각광받고 있는 이 시대를 향해 자신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대로 밀알이 된 이의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한국 최초의 개신교 순교자 토머스, 근대교육을 일으킨 아펜젤러, 4대가 함께한 언더우드 등의 선교사들을 포함한 한국의 믿음의 순교자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한경호 저/ 지상사/ 12,000원

 

■하프타임
리더들의 대표적인 필독서 하프타임의 개정판이 발간됐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닌, 소명 있는 삶을 살기 위한 잠시의 시간을 갖고 점검하기를 권유하는 이 책은 그에 도움이 될만한 여러 조언들을 제시한다. 이번 개정판에는 초판을 본 독자들이 자주 던졌던 질문에 대한 답변과, 저자 밥 버포드와의 심도있는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어 더욱 실질적이고 풍성해졌다. 또한 재정적인 여유가 없는 경우 하프타임을 어떻게 보낼 수 있을 지에 대해 따로 한 장을 할애해 소개한다.

밥 버포드 저/ 이창신 역/ 국제제자훈련원/ 11,000원       

<안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