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서평 추태화 교수(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
『나무』/ 열린책들/ 배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소설집『나무』는 특별하다. 그것이 특별한 첫 번째 이유는 작가의 명성에 있다. 이 소설가는 상상력의 귀재라고 불릴 수 있는데, 그동안 『개미』,『뇌』등의 소설로 동물적 상상력, 생물학적 상상력, 그리고 환성적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이야기꾼이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이 특별한 두 번째 이유는 바로 그 상상력에 있다. 상상력이 인간에게 주어진 능력으로 중립적인 개념이라면 베르베르 특유의 상상력은 `환상적`이다. 이 단어에는 몽환적이며 공상적이란 뜻이 담겨 있다. 베르베르의 상상력은 다분히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현실과 꿈, 때로는 먼 미래를 예견하는 듯한 묘사 때문이다.
작품집 『나무』는 그래서 흥미롭다. 흥미롭다는 것은 아직 가치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의 표현이다. 작가의 시선과 상상력이 특이하기 때문에 흥미롭다는 말이다. 조금 더 자세히 이 책을 읽는다면 기발, 엽기, 우울, 암울 등 몇 가지 단어를 더 떠올리게 될 것이다.
기발하다는 것은 베르베르가 상상한 세계가 있다. 예를 들면 모든 것이 자동화된 세계 안에서 느끼는 비인간화(`내게 너무 좋은 세상`), 다가올 고령사회에서 맞게 될지 모르는 노인들의 반란(`환혼의 반란`), 숫자에 얽힌 세게관(`수의 신비`) 등은 정말 고개가 끄덕여지는 문명비판론이다.
엽기적인 것은 또 뭔가? 작가는 미래를 내다본다. 10년, 20년 후의 미래가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