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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지형은 목사 _ 성락성결교회
‘참 좋은 책이다.’ 필립 얀시의 『기도』에 대해 우선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얀시의 글을 읽어 본 사람이면 얼른 느끼는 것이 있다. 얀시는 사람들이 읽도록 글을 쓴다. 글이 어렵지 않고 문제 제기가 실제적이다. 그러나 속이 들여다보이게 얄팍하게 책을 쓴다든지 독자들을 가벼운 책읽기에 만족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보자면 얀시의 글은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의 사이를 걸어간다. 저널리스트로서 탁월한 감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니까 저널리즘의 순발력은 당연한 것이라고 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녹록지 않은 신학적인 주제를 집요하게 추적해 나간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글은 저널리즘의 글이다. 각종 언론과 방송 매체에서 쏟아내는 논리의 속도와 깊이, 글의 전개와 문장 형태 등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다. 얀시는 이런 방법과 재료를 잘 요리할 줄 아는 사람이다. 책의 목차에 등장하는 제목들만 봐도 얀시의 이런 감각은 얼른 눈에 들어온다.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기도의 딜레마, 기도의 문법, 침묵의 소리, 응답 없는 기도 누구의 탓인가, 무엇을 위해 기도하란 말인가 등등.
얀시는 현대의 신앙인들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문제들을 적당히 덮어두지 않는다. 모순처럼 보이는(아니, 분명히 모순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문제와 그 문제에 담긴 답답함을 있는 대로 쏟아낸다.
얀시는 기도와 연관된 주제들을 다루면서 곳곳에서 이런 관점으로 독자들의 긴장과 관심을 끌고 간다. 독자들을 경비행기에 태우고 아슬아슬하게 부딪힐 듯 산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