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2010년 11월

북 & 컬쳐 2

서평 편집부

책 속의 향기


하나님 없는 독립자, 그는 하나님의 눈에 가장 약한 자입니다. 하나님을 모신 의존자, 그는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강자입니다. 우리의 가시가 무엇이든 간에 그것을 영적으로 잘 이용하면 하나님의 큰 능력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옥한흠의 『고통에는 뜻이 있다』중에서

 

 

책 이야기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며 관심을 끄는 두 책


『바나나; 세계를 바꾼 과일의 운명』(댄 쾨펠 저/ 이마고 펴냄) :

에덴동산에서 이브가 따먹은 과일은 사과가 아닌 바나나였다?
과일 값이 비싼 대한민국에서 가장 싸고 흔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과일이 된 바나나. 이 책은 바나나가 하나님이 먹지 말라 명하셨던 과일이 사과가 아닌 바나나라는 새로운 주장을 펼치며 시작된다. 단 한 번도 바나나의 역사나 지리, 정치와 경제적 의미를 생각해 본 적 없는 독자들에게 저자는 바나나의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들을 제공하며 흥미를 유발한다.
2003년 바나나에 퍼진 치명적인 질병에 관한 기사를 읽고서 ‘바나나를 구하자’는 일념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는 저자는 3년 동안 온두라스, 에콰도르, 중국, 벨기에 등 전 세계 바나나 농장과 바나나 연구소들을 찾아다니며 바나나에 얽힌 놀라운 이야기들을 이 책 안에 담았다.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장정일 저/ 마티 펴냄) :

책을 사지 않고 빌려서 보는 사람, 소장하고 싶어 꼭 책을 사서 읽는 사람, 광고 홍보에 속아 일단 책을 무작정 샀다가 버리는 사람.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독특한 독서스타일이 있다. 이름 석 자 하나만으로도 관심을 끄는 저자 장정일이 일상의 이야기는 배제한 채 방대한 인문학과 사회과학 서적들을 중심으로 그만의 독서일기를 풀어낸다.
그는 왜 그 책을 읽는지 세 가지 이상의 동기를 가질 것, 좋은 책과 나쁜 책을 볼 줄 아는 자신만의 시각 찾기, 베스트셀러에 대한 비판, 안타깝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책들,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최근의 책들까지 장정일 스타일로 독서일기를 써내려간다.
저자는 “읽은 책이 세상이며, 읽기의 방식이 삶의 방식”이라고 말한다. 흔히 책 속에 길이 있다고들 하지만 그 길은 책 속으로 난 길이 아니라, 책의 가장자리와 현실의 가장자리 사이로 난 길이라는 뜻이다. 

<우은진 기자>

 

 

추천의 책

 

시간 속의 궁전, 안식
- 『안식』(아브라함 헤셸 저/ 복 있는 사람)

안식은 왜 필요한 것일까? 나머지 6일을 더 적극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비축하도록일까? 왜 하나님은 십계명의 중간에 안식일을 지키라고 강하게 명령하고 계실까?
1951년에 유대교 랍비 아브라함 헤셸은 안식일을 묵상하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안식일은 삶의 유익을 위한 날이 아니라, 생명을 위해 있는 날이라고. 시간이라는 영적인 나라에서 한 날의 대관식을 경축하는 날이라고 말이다.
그는 성서가 공간보다 시간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공간에 사물을 채우는 것으로 시간을 물 쓰듯 쓰고 있는 우리의 패러다임을 바꾸길 촉구한다. 사물이 순간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이 사물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리하여 세상을 창조하시면서 처음으로 거룩하다고 말씀하신 안식일이 얼마나 경이로운 시간인지를 묵상한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그의 통찰은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안식의 아름다움 속으로 안내한다.
<안소영 기자>

 

사이버戰, 정보전쟁이 시작됐다
- 『i WAR』(손영동 저/ 황금부엉이)

상상하는 모든 것이 현실이 되어버리는 사이버 세상의 장밋빛 미래만을 꿈꾸고 있지는 않은가. 그런데 지금 세계 각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SF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사이버 전쟁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올해 5월 초대 사이버사령관을 임명했고, 이어 올해 7월 사이버사령부가 창설된 중국에는 수백 개의 사이버 부대, 5만여 명의 사이버 전사들이 있다고 한다. 북한 역시 천여 명의 소속부대원이 가용중인 기술정찰조를 비롯하여 사이버전 특수부대를 조직하는 등 사이버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IT강국인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왜 국가들은 사이버전을 선택하는가. 아직 우리 피부에 그리 와 닿지 않는 ‘사이버 냉전 시대’, 국가보안기술연구소 현장 전문가인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사이버전의 현황, 우리가 이해하고 고민해야 할 쟁점들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