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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저널 로버트 니켈(Robert Nickel)
<Discipleship Journal> 2004년 11/12월호
니카라과로 단기선교여행을 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첫 선교여행의 경험이 생각나 자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보다 오히려 우울해졌다. 2년 전 고아들을 위한 여름캠프를 돕기 위해 러시아로 단기선교를 간 적이 있었다.
그것은 내 삶 가운데 대표적인 실패의 경험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대인관계의 갈등과 언어의 장벽, 그리고 영육 간에 지쳐 있던 내 모습은 나를 힘들게 했고, 떠날 때 아이들이 흘렸던 아쉬움의 눈물은 나의 그 당시 증세를 더욱 악화시켰다.
그때 추억을 되새겨 볼 때마다 난 그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다시 버림받는 느낌을 주지는 않았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 니카라과로 단기선교여행을 간다는 얘기를 듣고 나는 모세처럼 “하나님, 저 대신 다른 이를 보내소서”(출 4:13)라며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나에게 가라는 부담감을 주셨다.
14시간의 장거리 여행 끝에 드디어 우리가 사역을 하며 묵을 고아원에 도착했다. 벌써 밤 10시나 되어서 우리는 아이들이 혹시 잠에서 깰까 봐 조용히 문을 열었는데, 그 순간 창가에 비춰진 어린 아이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산타를 기다리듯 아이들은 그런 얼굴로 우리를 보고 있었다.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조용히 마친 후 잠자리에 들었지만 들뜬 마음과 무더위, 근처에서 열린 집회에서 나는 소리 때문에 새벽 4시까지 잠을 잘 수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