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저널

2008년 07월

여기에서 저기까지: 삶의 변화를 위한 가이드

해외저널 리처드 해팅

<discipleship journal> 2008년 5·6월호

 

리처드 해팅
리처드 해팅은 시전초등학교(Sijeon Elementary School) 영어 교사이며, “삶의 계절과 변화, 그리고 하나님과 동행”(Seasons and Trasitions in Your Life and Walk with God)의 저자이다. 그는 후에 남아프리카를 여행하며, 좋은 낚시터와 흥미로운 교회를 발견하고 싶은 꿈이 있다.
 


 

말레이시아 행 비행기의 마지막 탑승 안내가 울리자 내 아내는 눈물을 훔치며 힘겨운 웃음을 지었다. 난 대만에서 영어 교사를 하기 위해 떠나는 길이었다. 우리는 결혼한 지 3년이 채 안 됐고, 서로의 삶에 있어서 앞을 가늠하기 힘든 미래를 맞이하고 있었다. 게다가 금전적 어려움으로 우리는 아주 어렵고 고통스러운 변화의 계절을 맞이하게 됐다.
모든 이들이 삶의 변화를 겪는다. 그 정도나 어려움은 각양각색일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 대학교 졸업, 이직이나 이사, 혹은 건강의 이상이나 갑작스러운 장애, 이혼이나 사랑하는 이의 죽음 등 다양한 이유로 삶의 소용돌이를 맞이할 수 있다.
지혜로운 솔로몬 왕은 이러한 과도기에 대한 이해가 탁월했다. 그는 전도서 3장에서만 28가지를 예를 들고 있다(과도기가 삶에 팽배하고 공통된다 하더라도 헤쳐 나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삶에 수많은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많기 때문에 그 시간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변화의 시간을 거치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른 영적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삶의 새로운 전환의 정점에 도착했을 때 삶은 우리에게 변화를 가져온다.
난 변화를 무척 싫어한다. 특히 내가 내 삶의 우선권을 잃는다고 생각되는 변화를 싫어한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나의 첫 반응은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화를 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이 일어나도록 허락하신 하나님을 향해 분을 품기도 한다.
내가 대만으로 가게 된 변화는 특히 힘들었다. 나의 친구들, 가족, 그리고 내 아내를 멀리 하고, 새로운 문화, 직장, 환경에 적응하면서 나의 몸은 연거푸 병치레까지 치뤄야 했다. 이러한 어려운 도전 속에서 나는 하나님을 찾기 시작했고,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며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일에 대해 해답을 찾기를 원했다. 이때 성경이 변화에 대해 많은 언급을 하고 있으며, 또 여러 가지 원리를 이용해 이러한 변화와 힘든 시간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해답을 주고 있음을 깨달았다.

 

변화의 때에
첫 번째 원리는 삶의 모든 단계에는 기한이 있다는 것이다. 솔로몬은 전도서 3장 1절에서 말한다. “범사가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원어에서 기한은 정해져 있는 시간을 말한다.
이 성구는 삶의 모든 영역이 하나님의 시간표에 따라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때에 이행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우리는 우리 삶의 단계가 시간을 다 채웠다 생각될 때, 하나님을 신뢰하고 우리가 우리의 삶의 다음 장으로 나아가야 하는 시간이 왔다고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삶에 이러한 변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힘들지도 모르겠다. 보통 우리는 우리가 안주하고 있는 곳에서 우리를 미지의 영역으로 내세우는 변화에 최대한 저항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때를 인식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정체에 빠진다. 바리새인들은 자신들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중요한 변화의 시점을 알아볼 수 있는 영적 시각을 가지지 못했고, 예수님을 이를 책망하셨다(마 16:1~3). 그들은 현상유지에 급급하였고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소경된 인도자”와 같았다.
나 역시 이러한 함정에 빠지기 쉽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14년을 교회 사역에 헌신하면서 하루 일과에 얽매여 나에게 곧 있을 방향 전환의 신호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러한 신호 중에 하나는 영적 공황에 대한 답답함이었다. 나는 마음으로는 현상유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떠한 변화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저항하고 있었다.
그때 교회 담임목사님으로부터 더 이상 교회가 나를 후원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이것이 나를 깨운 경적이었다. 하나님께 진정으로 나아가 이러한 상황을 놓고 기도하는 중에 성령님께서 1년의 신학 공부로 인도하심을 느꼈다. 그때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다행히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부응할 수 있었다.
내가 어떻게 의지적으로 이러한 변화의 때에 부응할 수 있었을까? 구약에서 만날 수 있는 여인 라합을 통해 아주 좋은 예를 찾을 수 있다. 그녀는 자연적인 세계와 영적인 세계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임을 느꼈다. 이스라엘이 그녀의 성읍이었던 여리고와 그 성의 모든 주민들을 곧 함락시킬 것임을 알았다. 이러한 상황 중에 하나님을 알지 못했던 창녀였던 그녀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는 위로는 하늘에서도 아래로는 땅에서도 하나님이시니라”라는 고백을 할 수 있었다(수 2:11).
이러한 깨달음으로 인해 라합은 그 땅을 정탐하러 온 이스라엘 자손들을 숨겨줌으로써 하나님의 목적에 합당한 행동을 한다. 라합은 변화의 때를 인식하고 그 변화를 준비함으로써 그녀 자신은 물론 그녀의 가정에게도 구원을 가져왔다. 그리고 히브리서 11장의 믿음의 영웅들 사이에 이름을 남기게 되기도 했다.

 

변화의 때 동안에
내가 발견한 변화의 시기에 대한 두 번째 원리는, 이러한 시기는 고통스럽지만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경을 살펴보면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시간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을 앞에 있을 시험을 위해 빚으시고 준비시키셨다.
모세는 하나님의 백성을 인도하기 전에 미디안 광야에서 수십 년을 지냈다. 이스라엘은 언약의 땅으로 가기 위해 ‘시험하던 날’이 필요했다(히 3:8). 욥은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욥 42:5)라고 고백하며, 최고의 축복의 때(욥 42:12~17절)를 맛보았지만, 그 전에 자신의 자녀를 잃는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바울은 사도의 의무를 시작하기 전에 아라비아와 다메섹에서 은둔하며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다(갈 1:15~24).
나는 대만에서 이와 비슷하게 일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면서 삶이 변화했다. 내가 1년을 학업에 전념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하나님께서는 일하시고 계셨다. 대학을 졸업한 지 20여 년이 지난 후, 다시 대학을 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것이야말로 변화 중의 변화일 것이다. 다시 공부하기 위해 녹슨 머리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더불어 나의 수입은 너무나 적었고, 돈 쓸 곳은 더욱 늘어나고 있었다. 내 아내와 나는 믿음으로 살면서 불가능해 보이는 삶을 살아내고 있었다.
뒤돌아보면 이러한 변화의 시간은 우리의 삶의 다음 단계를 위해 중요한 시간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기적처럼 주셨고, 그러면서 우리의 믿음이 계속 커가게 하셨다.
이러한 믿음은 우리에게 가진 것이 없지만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너무나 필요한 것이었다. 더 나아가 이때의 공부는 나의 뇌활동을 촉진하고 충분한 영양을 주어 대만에서 갖게 된 직업에 해낼 수 있도록 능력을 주었고, 또 그에 필요한 자격을 갖출 수 있게 했다.
이 변화의 일 년을 통해 나는 지나간 시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이 시간을 통해 새로운 시기를 맞이하며, 옛 시기의 대한 아쉬움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물론 불편하고 불만스러웠다. 하지만 만약 나와 내 아내가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의 다음 장을 위하여 준비시키기 위해 우리에게 행하셨던 일에 저항했다면, 그보다 더 큰 실수는 없을 것이다.

 

두 발을 앞으로
개인적인 성경공부를 통해 나는 모든 때가 기한이 정해져 있듯, 삶에서 맞이하는 변화 또한 기한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 삶에서 그의 일을 완성하시기 위해 시간을 필요로 하심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그 과정 중에 안주하면 안 된다는 것도 중요하다.
광야 생활을 하는 이스라엘의 이야기는 그 과정에서 안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려주고 있다. 한 달이면 됐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언약의 땅에 들어가는 데 필요한 시간은 한 달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그것이 믿지 않는 세대의 소멸 외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는 ‘40년’이라는 시간으로 변했다(민 14:26~35).
히브리서의 기자는 이스라엘의 마음이 강퍅해져 이렇게 연장된 변화의 시기를 지내게 되었다고 기록한다(히 3:8, 15; 4:7).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기적을 이루시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
하지만 그들은 고통을 불평하고, 그들이 애굽 땅에 놓고 온 것을 바라기만 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언약의 땅으로 들어갈 것을 명령하셨을 때, 그들은 하나님의 언약을 믿기보다는 자신들의 두려움을 믿고 순종하기를 거부했다(민 11:1, 4~6; 14:1~10).
대만에 도착한 지 4개월이 지난 즈음에 나는 내가 이스라엘의 발자취를 뒤따를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해야만 했다. 하루는 하나님의 명확한 명령이 마치 음성으로 들리듯 또렷하여 잠에서 깼다. 성령은 나에게 “변화의 시기가 끝났다 이제 새로운 때를 맞이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까지 중간의 시기를 살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전의 상황으로부터는 뿌리를 뽑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는 영구적인 계획을 가지지 않으려 했던 것이다. 내 머릿속에는 아직도 뒷문이 열려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바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여지를 항상 남기도 있었다.
이 같은 나의 마음이 바뀌어야만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복을 받기에 합당케 될 것임을 알게 됐다. 그러한 마음의 변화를 위해 나는 의지적으로 내가 지나간 때로 도망칠 수 없음을 고백하고, 믿음과 기대를 가지고 하나님께서 내 앞에서 펼쳐주실 미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주신 명령에서 이러한 변화를 위한 중요한 포인트를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언약의 땅으로 이스라엘을 인도해 들어가기 위해 영적으로, 육적으로준비하고 있었다.
“강하고 담대하라 … 이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며 네가 형통하리라”(수 1:6, 8).
하나님의 율법을 온전히 의지했을 때에야 여호수아는 성공적인 변화와 풍성한 미래를 확신할 수 있었다. 나는 디모데후서 1장 7절의 언약을 생각하며,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신 대로 순종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절제하는 마음이니.”
나는 이 구절을 매일 큐티 때마다 다시금 묵상했다. 이 구절을 가지고 기도했고, 다른 이들과 이 구절을 나누기도 했다.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함으로 나는 바로잡힌 영적 시각을 가지고 나에게 닥친 변화의 시기에 순종하며 담대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믿을 수 있는 언약
솔로몬은 삶의 때와 변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전 3:11). 삶에서 힘든 변화를 겪을 때는 그 결과가 아름다울 것이라고 믿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바울도 솔로몬에게 동의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
이 언약은 그리스도인의 삶에 항상 좋은 일만 일어날 것이라는 언약이 아니다. 바울은 이에 대해 자신의 전도사역을 위해 수없이 많이 고난 받았던 경험들을 통해 확실한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고후 11:24~27). 오히려 이 언약은 하나님께서는 모든 일을 우리의 유익을 위하여 사용하실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변화의 시기를 지낼 때, 이러한 확신은 우리가 익숙한 환경을 내려놓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준비하신 새로운 일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번역: 주성현 전도사(국제제자훈련원 국제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