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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세계관 추태화 교수_ 안양대학교
마음과 영혼을 나누며 생을 만들어 가는 집
철학자 겔렌(Arnold Gehlen)은 인간을 ‘결핍된 존재’(Mangelwesen)라고 봤다. 이 명제는 단지 인간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모든 피조물은 무언가 부족하다. 완성이라는 면에서는 아주 미달이다. 모든 피조물의 생존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가는 것으로 존재를 시작한다. 삶은 부족한 존재를 채워 가는 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을 예로 들면 인간은 힘이 부족하다. 팔심이 부족한 것을 보충하기 위해 포크레인이 고안됐다. 속도가 부족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자동차가 개발됐다. 날개 없는 인간이 스스로 날개를 단 것이 비행기다. 겨울에 냉기를 피하고, 여름에 비바람을 피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집이다. 집은 인간이 자연환경에 적절히 대응하고, 인체만으로 살아가기에 부족한 상태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집은 그런 의미에서 제2의 자연이요, 환경이다. 집(House)은 일차적으로 물리적, 외형적, 가시적 형태를 갖는다. 하지만 이것이 집으로 불리는 공간이 내포하는 의미의 전부는 아니다. 집이란 공간은 보다 더 심오한 세계를 포괄한다. 집은 단지 몸이 거하는 곳만은 아니다. 사람은 집에 살면서, 가족과 공생하며 가정을 이루고 마음과 영혼을 나누며 생(Life)을 만들어 간다. 이 경우 집은 ‘가정’(Home)이라 불린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집에서부터 사회화 과정을 밟는다. 집은 인간 성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간이다. ‘어떤 집 자손인가?’라는 말은 한 집안의 가치관, 교육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