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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배한빈 성도(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지난해에 이스라엘 선교를 다녀왔다. 선교를 준비하면서 함께 참여하는 이들과 사역을 나눴는데, 하필 공연팀 사역 중에서 태권무를 배정받았다. 처음 ‘태권무’라는 글자를 보는 순간, ‘아, 망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팀 팀원 중에 태권도를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나 역시 연습 시간을 도저히 맞출 수가 없었다. 게다가 중간고사도 다가오고 있었다. 학원까지 다니며 공부한 과목은 오히려 성적이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마음은 조급해졌지만, 오히려 학원을 끊고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혼자 공부하기로 결정했다. 선교 준비 모임과 연습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참여했다. 일주일에 여섯 번 만나 하루에 두세 시간씩 연습했고, 어떤 날은 열두 시간씩 연습하기도 했다.
학원 다닐 때도 성적이 떨어졌는데 이렇게 선교 준비만 하다가 기말고사 성적이 더 떨어지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하나님께 지혜를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교회 일 때문에 성적이 나빠졌다는 말이 듣기 싫어서 더 열심히 공부했다. 결과적으로 기말고사 성적은 무사히 회복됐다.
선교 일정도 계획대로 진행됐다. 선교지에서 공연을 두 번 했는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려니 떨리고 실수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공연 전에 ‘사람들에게 멋지게 보여야지’가 아닌 ‘하나님께 드리는 공연이 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했다. 하나님께 맡기고 최선을 다했더니, 큰 박수와 환호가 돌아왔다. 지난 5개월 동안 준비한 모든 일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었음을 느꼈다.
선교 일정 막바지에 이스라엘 교회에서 4개 국어를 하며 통역으로 섬기는 친구를 만났다. 그때 나도 영어와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하나님의 일에 쓰임받아야겠다는 비전을 품게 됐다. 짧은 선교 여행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삶도 내가 아닌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꿈을 품고 달려가고 싶어졌다. 그 길은 기쁨과 감사가 가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