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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이의수 목사(사랑의교회 사랑패밀리센터)
남자들은 마음 깊은 곳에 아버지에 대한 상처를 감추며 살아간다. 가정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용인되는 당당한 아버지에 대한 상처다. 이런 불쾌한 기억으로 인해 ‘나중에 나는 저런 아버지가 되지 않으리라’고 결심하지만, 결국 자녀에게 더 큰 상처를 주는 아이러니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아버지가 자녀와 화해하지 않으면 그 자녀는 성인이 돼서도 어린 시절에 받았던 상처로 벗어나지 못한다. 물론 자녀와 화해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일단 자녀를 화해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자녀는 그냥 아버지를 이해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나온 가정생활을 뒤돌아보면 자녀와 어떤 일로 화해해야 할지가 드러난다.
특히 성장하면서 자녀가 아버지인 자신에게 용서를 구하던 순간에 보였던 태도를 생각해 보자. 따뜻하고 너그러운 모습으로 감쌌는지, 비난하고 무시하지는 않았는지.
만약 자녀 앞에서 부부 싸움을 심하게 했거나 장시간 갈등을 겪었다면 자녀에게 용서를 구하자. 그들은 그 기간에 상당한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부부 갈등은 부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문제다. 그렇다고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아버지로서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자녀에게 진솔하게 이야기하라는 것이다.
이 아름다운 선택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 용기는 아버지로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 기쁨과 감사를 받게 한다. 남편으로서 아내를 사랑하는 일에 얼마나 미숙했고, 아버지로서 자녀들의 상처를 헤아리지 못했는지에 대해 고백하자. 아버지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다가갈 때 어떤 자녀도 아버지를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버지를 존경하고 사랑하게 된다.
아버지와 자녀 사이에 화해가 이뤄질 때 자녀들은 아버지를 더욱 사랑하고 존경하게 된다. 자녀들과 화해가 이뤄질 때, 자녀 역시 좋은 아버지와 좋은 어머니로 준비된다.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좋은 추억을 갖지 못한 자녀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없다.
자녀와 제대로 화해하고 사랑이 회복될 때 상처가 아물고 행복이 자라게 된다. 행복한 가정은 노력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사랑으로 서로의 허다한 허물을 덮을 때 비로소 행복을 경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