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과월호 보기
“귀를 기울이면 들릴 거예요.” <어거스트 러쉬>라는 영화의 마지막 대사다. 흩어졌던 가족들이 각자 잊고 있었던 가슴 속의 연주를 하면서 재회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무조건 해피엔딩이 예상되는 흔한 내용이지만, 영화가 말하려고 한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이토록 명확하게 전달하는 영화도 드물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다. “나는 가족들의 마음의 소리를 잘 듣고 있나?” “우리 가족이 잃어버리고 아직도 찾지 못한 행복은 없을까?” “내가 가족들에게 들려주는 사랑의 하모니는 어떤 것일까?”
뜨거운 여름날이 계속되고 있다. 살이 닿기만 해도 불쾌지수가 높아진다. 그러나 마음과 마음이 만나고 생각과 생각이 만나는 시간들을 갖게 된다면 상쾌한 여름이 될 수 있다. 여름휴가를 통해 주어진 여유를 잠자는 일과 지겨움으로 채우기보다는 서로의 마음을 들어 보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자. 배우자와 자녀, 그리고 부모님에게 다가가 놓치고 있던 마음의 소리를 들어 보자.
얼마 전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스쳐 지나가면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 슬쩍 던진 한마디는 아들을 많이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오늘 아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아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공감해 줬더니, 얼굴 표정이 밝아졌다.
내가 누군가의 마음의 소리와 생각을 들어준다면 상대방은 많은 힘을 얻는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면 내 마음이 더 즐겁고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내가 아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순간, 나 역시 아들에게 헤아림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정말 행복했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마음의 소리를 듣는 순간, 내 소중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내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순간, 내 인생에 자욱한 외로움의 먹구름이 걷히고 따스한 햇살이 비치게 된다.
짧은 휴가 기간이지만 귀를 기울이듯 서로의 표정에 담긴 생각을 찾아내고 스쳐 지나가듯 주고받은 말들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찾아내자. 한여름 밤의 풀벌레 소리보다 더 정겨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