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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욕심으로부터 멀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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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무엇일까? 어린 시절에는 호랑이가 제일 무서웠지만, 성장하면서 사람이 제일 무서운 존재란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깨닫게 된 것은 내가 제일 무섭다는 사실이다.
내가 내 마음을 지킬 수 없을 때 ‘나’ 또한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왜 내가 ‘나’를 지킬 수 없게 된 것일까? 내 안에 있는 욕심과 두려움 때문이다. 아무것도 잃어버릴 것이 없는 인생은 마음과 생각 모두가 가뿐하다. 갖고 싶은 것이 없으니, 안달복달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욕심은 사람을 병들게 한다. 인생을 두렵게 만드는 욕심을 버릴 방법은 무엇일까? 욕심을 버리려고 노력하지 말고, 포기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포기함으로 더 이상 나를 욕심 가운데 머물러 있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포기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솔직해져야 한다. 왜 그 일이 중요한지 스스로 묻고, 그 정당성과 필요에 대한 해답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이 단순히 욕심을 채우려는 일인지, 아니면 꼭 이뤄야 할 중요한 일인지를 잘 구분할 지혜가 필요하다.
욕심을 채우기 위한 일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미련 없이 포기를 선택해야 한다. 중년이 되면서 자연스레 욕심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생활비와 교육비가 급증했다. 돈이 있어야 아버지 노릇도 할 수 있다. 마음과 달리 현실은 급급하고 쪼들렸다. 이런 상황에서 욕심을 버리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지금 필요한 돈들이 충족되면 욕심이 없어질까?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주어지는 대로 감사하며 살아가기로 했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없는 대로 맞춰서 살아가자. 넉넉해서 풍성한 식탁을 마주할 수 있으면 맛있게 먹고, 쪼들려서 어려우면 간편한 식탁에 둘러앉아 즐거움으로 맛있게 먹고살자는 생각을 했다. 포기가 아니라 생각의 전환이었다. 욕심이 포기라는 이름으로 빠져나간 자리를, 새로운 마음과 생각들로 채워 나가는 생각의 전환을 연습하자.
나이가 들수록 욕심이 차곡차곡 쌓여 간다. 내게 있는 욕심이 나를 자극하지 않도록 오늘은 가입돼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모두 탈퇴했다. 욕심이 생길 수 있는 곳에서 한 걸음 물러서 봤다. 기분이 상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