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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

나보다 소중한 사람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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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업에 실패하고 자살한 친구의 장례식장에 다녀오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 친구는 자신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족 모두에게 최고의 기쁨을 주고 싶어 했다. 그런데 정작 최악의 좌절과 해결될 수 없는 슬픔을 안겨 주고 말았다.
그 친구는 실패하는 순간 자신의 인생이 무기력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절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최악의 순간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런데 자신의 감정과 자신의 생각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어린 자식과 아내를 생각하고, 형제들을 생각하고, 자신을 격려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했다면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를 부인하라”(마 16:24)라고 가르치셨다. 자신을 부인한다는 것은 내가 세상의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고,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이 나보다 더 소중해지는 것이다. 나보다 자녀들이 소중하고, 나보다 배우자와 형제, 친구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어리석은 결정은 내리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결정을 했을까’라는 생각도 해 보지만, 자신의 죽음보다 더 깊은 고통과 절망을 평생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가족들은 바라보지 못한 것이다. 인간에게 한계상황은 언제든지 일어난다.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세상을 판단할 수 있는 지성이 생긴 순간부터 내가 원하는, 나를 위한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나보다 소중한 사람들이 내게 베푼 사랑과 배려, 격려에 감사하자. 
어려움이 생긴다면 혼자만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짐을 나눠서 지고 이겨 내는 것이 가족이다.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것은 남자로서 세상에서 가장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것이다. 남자로서 가장 멋진 모습은 실패 앞에서도 당당하게 서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험산 준령과 같은 세상이다. 골짜기 하나를 건너고 산을 넘어도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누구도 죄인 취급하지 않는다. 나보다 더 소중한 사람을 위해 미소를 짓자. 그리고 다시 한 번 일어나 노력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