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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6월

내게 해 주고 싶은 말, “괜찮아!”

과월호 보기 이의수 목사(사랑의교회 사랑패밀리센터)

최근에 한 개그우먼을 만났다. 그녀는 과거에 꽤 유명한 개그맨들과 같이 방송을 시작했지만 방송에서 먼저 물러나야 했다. 사람들을 웃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은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대중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자신의 능력에 좌절했지만, 잘할 수 있다는 오기로 버티고 버텼다고 한다.
아버지는 힘겨워하는 딸에게 진로를 바꿔 보면 어떻겠느냐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했지만, 그녀는 반항하며 거부했다. 그날 저녁, 아버지는 방에 들어간 뒤 쓰러지셨고, 그 후로는 뇌출혈로 온 몸이 마비돼 3년 넘게 투병 생활을 하셨다.
하루는 아버지가 간호하는 자신에게 온 힘을 다해 “딸아, 괜찮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 말이 아버지의 유언이 됐다. 그렇지만 이 한마디 덕분에 그녀는 실패한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받아들이게 됐고, 건강한 삶을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멈추지 않는 열차처럼 달리고 달려야만 하는 고달픈 삶이 우리의 인생이다. 그런 우리들이 듣고 싶은 한마디도 “괜찮다”라는 말인지 모르겠다. 모두가 스스로에게 “더 잘해야 해”, “더 성공해야 해”라고 말한다.
“너는 잘할 수 있어”라는 격려마저도 압박감으로 느낀 지 오래다. “이제는 그만해도 돼”,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으니 이제 쉬엄쉬엄 해”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 중년의 솔직한 마음이다. 물론 뒤돌아보면 실수투성이지만 “괜찮아”라는 말을 간절히 듣고 싶은 시기가 중년인 것 같다.
이제 삶을 돌아보면서 괜찮았던 기억들을 모아 보고, 자신을 격려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내 삶을 바라보자. 누군가 내게 괜찮다는 말을 해 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내 자신에게 “괜찮아”, “멋있게 잘 살고 있어”라고 말해 주자.
중년 이후의 삶은 나를 받아들이고, 나를 존중하고, 나를 격려하며 살아가자. 내가 살아온 지난 시간의 수고를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가슴을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해 보자.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