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즐거움이었던 자녀들이 언젠가부터 인생의 전당포가 됐다. 일을 하지도 않고, 일할 의지도 없어, 교육이나 직업 훈련도 받지 않는 청년 무직자를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라고 칭한다. 최근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니트족은 2008년 39만 9천 명이었고, 2009년에는 43만 명으로 늘어났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자녀들이 결혼할 때까지 부모와 함께 살면서 그 모든 비용을 부모가 부담한다. 이는 부모로서 자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자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기회를 빼앗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一日不作 一日不食)라는 중국 당나라 고승 백장 선사의 말을 자녀들에게 해 줘야 한다. 땀 흘려 수고한 자가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부모를 의지하기보다는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고, 필요한 것을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기다려 줘야 한다. 생활비는 못 가져와도 최소한 자신의 용돈은 해결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기본적인 것을 해 주고 나머지는 자녀 스스로 책임지게 해야 한다.
자녀를 망치는 법 중에 하나가 자녀가 원하는 모든 것들을 해 주는 것이다. 부모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희생하려 하지 말고, 부모이기 때문에 자녀에게 자신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노력을 하게 만들어 주자.
가시고기처럼 모든 것을 다 내주는 방식의 희생은 자녀 스스로 자생 능력을 상실한 인생을 살게 만든다. 나이 들면서 자녀들이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보람이 있을까?
우리의 희생을 줄이면 자녀들의 인생은 더 소망 있는 인생이 될 수 있다. 자녀에게 걱정 없는 인생을 주려 하기보다는 내 생각과 마음을 더 많이 나눠 주자.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더 많은 것을 이뤄가는 인생이 되게 만들어 주자. 그래야 우리가 그동안 해 왔던 부모로서의 희생이 의미가 있다. 희생만 한 불행한 인생이 아니라, 자녀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인생을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