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눈을 뜨는 순간부터 시작해서 잠을 자는 순간까지 시끄러운 세상을 살아간다.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듣고, 보고 싶지 않는 사진과 영상을 인터넷과 방송을 통해 보게 된다.
왜 우리는 분주하게 살아가는 것일까? 정말 분주한 것일까, 아니면 분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직장에 나가면 일에 매달려 하루를 살다가 집에 겨우겨우 들어와 쓰러진 듯 잠에 빠져든다. 고요함과 삶에 대한 묵상은 찾아보기 어렵다. 분주한 인생들에게 진지한 삶의 성찰은 사치품이 됐다. 음식점이 북적대기 시작했고, 거리에는 차들이 하루 종일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퇴근 후에는 각종 모임들이 우릴 기다린다.
분주한 일상으로 나를 살필 겨를이 없었다면 올 한 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라도 조용히 보내며 한 해를 마무리해 보자.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정신이 맑아진다. 불필요한 생각의 자극을 줄이면 명확한 사고와 창의력이 회복되고, 감정적으로도 평온을 유지하게 된다. 나를 위한 고독의 시간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방 안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산책을 하거나 책을 보거나 기도하는 것도 좋다.
한 해 동안 사람과 일에 치여 생각과 마음이 과로 상태에 있는 중년 남성들이 많다. 이런 증상은 우울증이나 일중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분주함이 일상이 된 중년에게는 고독이 약이다. 나를 위한 진정한 배려는 분주함에서 벗어나 나를 고독하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쏟아 놓았던 말들을 생각해 보자.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 순간이 있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자.
고독한 시간을 가지라는 것은 일상과 단절하라는 말이 아니다. 정돈되지 않은 마음과 생각은 중년의 남자들을 더욱 고독하고 쓸쓸하게 만들 수 있다. 직장에 조금 일찍 나와 일터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 점심시간에 주변 사람들을 헤아려 보고, 가족이 모두 잠든 순간에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자.
고독은 내게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도록 안내해 줄 것이다. 많은 지식보다는 차분한 마음과 생각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지혜가 될 수 있다. 이제 앞만 바라보고 달려왔던 걸음을 멈추고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