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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열등감 바이러스

과월호 보기 이의수 목사(사랑의교회 사랑패밀리센터)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부족한 점이 있고,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하지만 부족함이 있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사람이 자신의 부족함에 지배를 받는 것이다. “나는 부족하다. 할 수 없다”라는 열등감에 사로잡힌 사람만큼 불쌍한 사람이 또 있을까?
열등감이 생겨나는 이유는 대개 가정환경에서 비롯된다. 부모의 육아과정에서 비롯된 지나친 간섭이나 방임 등으로 생겨난다. 결국 가정이 열등감의 온상지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부모의 열등감 아래서 자란 자녀들은 그 열등감을 물려받게 돼 있다. 열등감이라는 바이러스에 한 번 감염되면 잠복기를 거쳐 결혼이란 새로운 환경 속에서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열등감의 질병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무서운 유전병이 되기도 한다. 부모가 열등감을 많이 갖고 있는 경우 그 가정의 분위기는 어둡고 칙칙하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율법주의적 성향을 보이며 용서와 용납이 없다. 한마디로 경직돼 있다. 불평과 불만이 많아 언제 폭발할지 모를 위험한 뇌관을 지니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우리 안에 있는 열등감을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열등감 치료는 무덤 안에서나 가능하다”라는 말이 있지만, 치료가 힘들다고 해서 우리 가정을 열등감 속에 방치해 두는 것은 더 큰 죄를 범하는 것이다. 열등감을 극복하려면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선결돼야 한다.
열등감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더 이상 열등감이 문제되지 않는다. 많은 경우 열등감이 파괴적인 결과를 낳게 되는 이유는 그것을 감추기 위해 온갖 방어기제들을 사용하고 은폐를 위한 가면을 쓰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개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자기 개방은 가장 적절한 치료제가 된다.
가정은 열등감의 온상지도 되지만 자존감의 회복실이 되기도 한다. 이를 위해 가정은 가족들의 부족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아픔을 공감해 주는 곳이 돼야 한다. 나를 수용하고 위로해 주는 출발점이 가족이 돼야 한다. 우리가 가진 부족함이 열등감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사랑으로 감싸주는 가정은 소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