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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번째 생일을 맞았다는 건, “나이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링컨의 한마디를 의식해야 하는 나이가 됐음을 의미한다. 마흔이 된 얼굴에는 그가 살아온 내력과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마흔 이후에도 삶의 흔적이 얼굴에 차곡차곡 쌓인다. 성형수술이 만연한 세상이 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링컨의 경고는 유효하다.
나이가 얼굴에 드리우기 시작하는 마흔 번째 생일을 맞는 남자는 그가 누구든 결코 녹록하지 않은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 사회적인 성공이나 가족들의 인정과는 거리가 먼 반대편 축에 서게 된 남자의 마흔 이후는 치명적이다. 이런 운명에 놓인 그들은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라는 시인 백석의 말을 속으로 삼키고 있는지 모른다.
가정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평균 수명 81.4세, 평균 퇴직 연령 55세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의 남자들은 집안에서도 허약하다. 남자들이 혼자 밥을 먹고, 옷을 찾아 입고, 집안을 정리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 ‘자립 지수’ 항목에서 절반의 남자들이 낙제점을 받았다. “남자들은 아내 없이 잠깐 동안 집안을 꾸려나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 달 안에 폐인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아내에게 남편은 자녀들처럼 하나하나 챙겨 줘야 하는 대상이다.
이렇게 남자가 일일이 돌봄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가부장적인 권위주의라는 뿌리 깊은 이유에서부터, 모든 가사 문제와 자녀 교육 문제를 아내에게 일임하는 무관심과 귀찮음에서 비롯된 현실적인 이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집 밖에서는 아무리 능력 있는 남자라도, 집안에서는 양말 한 짝도 아내가 챙겨 줘야 하고 혼자 밥을 챙겨 먹을 수도 없는 반쪽짜리 어른일 뿐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나이 든 미숙아가 돼버린 남자들, 그들에게는 새로운 세상을 살아갈 인생의 매뉴얼이 필요하다. 남자들의 인생 매뉴얼은 그들의 인생을 리뉴얼할 때 얻을 수 있다.
마흔 번째 생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자신의 인생 리뉴얼 리스트를 만들지 못했는가? 그렇다면 아직 인생 후반전을 시작할 준비가 안 된 것이다. 앞으로의 인생을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의미 있는 인생으로 만들기 원한다면 리뉴얼을 시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