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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기대를 조절하고 기쁨을 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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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자신의 삶에 대한 기대가 있다. 세상이 나를 이렇게 대할 것이고, 가족들이 나를 이렇게 반겨줄 것이고, 내 수고와 희생에 대해 사람들이 인정하고 존경해 줄 것이라는 기대들이 있다. 직장에서도 나 없이는 안 돌아갈 것 같은 존재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 그래서 남자들은 집에 들어설 때 가족들이 현관에 나와 반기면서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만 해 줘도 가정을 천국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요즘은 남자들의 이런 기대를 아무도 모르는 것처럼 현관문까지 나와 맞이하는 식구들이 거의 없다. 죽어라 직장 다니며 일하는 재미가 없다고 한다. 죽도록 일해서 받은 월급은 아내가 쥐고 있고, 자녀들은 아버지의 수고에 대한 감사가 없다. 감사보다 오히려 자신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는 가족 앞에서 외로움에 빠진다고 한다.
잭 니콜슨이 주연한 <어바웃 슈미트>라는 영화를 보면 평생을 몸담았던 보험회사에서 이제 막 은퇴한 슈미트의 인생에 대한 기대와 좌절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그는 은퇴한 회사에 다시 방문했지만 쓰레기로 변한 자신의 업무 파일들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으로 돌아온다. 아내마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나 홀로 인생이 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외판원을 만나 결혼하겠다는 똑똑하고 예쁜 딸은 슈미트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 못했다. 슈미트는 자신의 기대를 철저하게 외면하는 은퇴 후의 현실들을 맞이하면서 실패했다고 말한다.
40대 이후 남자들의 인생이 행복해지려면 먼저 자신에 대한 기대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잡을 수 없는 것보다는 이룰 수 있는 것들, 할 수 있는 것들을 기대하자. 높은 망루 끝을 생각하지 말고 벽돌 한 장 한 장을 즐겁게 쌓아 올리다 보면 어느새 높은 망루 하나를 세울 수 있게 될 것이다.
가족과 주변에 대한 기대도 조절해야 한다. 자녀와 갈등을 겪는 원인은 자녀의 소망이 아닌 내 소망대로 살아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자녀가 소망하는 것이 잘못된 삶의 방식이 아니라면 그들의 행복한 삶을 인정하자. 가족이 행복해 할 수 있는 것들로 내 기대를 삼아보자. 기대한다는 것은 희망을 갖고 내일을 꿈꾸는 행복이 있다는 것이다. 마음과 생각으로만 행복한 기대가 아니라 기대를 이루는 삶이 행복하다. 헛된 기대가 아니라 이뤄갈 수 있는 기대를 찾아내고, 이뤄가는 기쁨을 누리는 남자의 인생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