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나무 밑에는 좋은 나무가 성장할 수 없다는 말이 남자들 마음에 크게 와 닿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이야말로 중년의 출발점이다. 남자들은 마흔이 되면 가슴과 이마에 새기는 단어가 ‘독립’이다. ‘지금쯤이면 나도 해볼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을 가지면서 독립을 열망하게 된다. 그러나 엘리사는 엘리야와 함께하면서 이런 독립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너무나도 강력한 영성과 확고한 믿음의 사람, 엘리야를 스승으로 두고 있는 엘리사는 다만 스승을 사용하시는 하나님만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엘리사가 스승으로부터의 독립을 감히 꿈꿀 수 없을 정도로, 엘리야는 완벽한 리더였고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영적 거장이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분열된 이후 북왕국 여로보암 왕은 금송아지 우상을 세웠고, 아합 왕에 이르러서는 바알 종교가 번성하는 종교적 위기 상황을 맞게 되었다. 이에 엘리야는 바알 종교를 대적하고 하나님에 대한 신앙 회복 운동을 이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엘리야도 자신의 생애를 마감해야 하는 때가 임박했음을 깨닫는다. 엘리야는 하나님의 선지자로서 온갖 고난과 핍박을 다 겪었으나 육신의 죽음을 경험하지 않고 승천하는 영광을 누린다. 승천하기 전 엘리야는 엘리사에게 “내가 네게 어떻게 할지를 구하라” 했고, 엘리사는 “당신의 성령이 하시는 역사가 갑절이나 내게 있게 하소서”라는 말로 엘리야와 동일한 성령의 능력을 구한다. 여기에는 제자로서의 겸손과 충성스러움이 담겨 있다.
엘리야의 승천을 바라보며 엘리사는 “내 아버지여 내 아버지여”라고 외친다. 스승에 대한 존경의 차원을 뛰어넘어, 엘리야를 자신의 영적 아버지로 고백한 것이다. 엘리사는 엘리야의 겉옷으로 물을 치며 “엘리야의 하나님 여호와는 어디 계시나이까”라고 외쳤다. 그는 엘리야와 함께했던 하나님의 능력이 지금 자신을 통해서도 나타나기를 이 외침과 함께 기도했고, 그 결과 물이 갈라지는 사건을 목도함으로 자신에게 임한 성령의 능력을 확인하게 된다.
남자들이여, 그대의 영적 스승은 누구인가? 믿음의 삶을 따라 살고 싶은 모델은 누구인가? 영적 스승과 본받고 싶은 모델의 삶을 따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영적 스승을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와 닮은 삶을 살기 위한 철저한 순종과 온전한 믿음의 기도가 더욱 필요하다. 엘리사와 같은 사랑과 충성, 그리고 간절한 기도의 몸부림은 이 세대를 힘 있게 살아갈 남자의 능력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