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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어려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발견하고, 성인이 되어서는 자신이 이뤄 놓은 명예와 부를 통해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남자들 사이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남자들이 있다. 약한 자에게는 강한 자로 굴림하며 그런 사람을 착취한다. 반면에 강한 자 앞에서는 약자로서 아부하며 안절부절 못한다. 실로 남자답지 못한 모습이다.
예수님은 이스라엘 가운데 남자답지 못한 남자들이라 할 수 있는 지도자들의 꼴불견에 대해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의 첫 번째 특징은 ‘긴 옷을 입고 다니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소매 자락을 길고 크게 만든 옷을 입고 다니며 자신의 권위와 경건함을 내세우려 한다. 두 번째 특징은 ‘시장에서 문안받길 좋아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상대방보다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시장에서 인사받는 것을 좋아했다. 세 번째 특징은 ‘회당의 상좌와 잔치의 상석을 좋아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항상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데 지대한 관심을 갖고 산다. 더욱이 서기관들은 ‘과부의 가산을 삼키는’ 착취자였고, 기도할 때는 외식으로 길게 기도함으로써 자신들의 허물과 허영의 삶을 덮고 포장하려 했다.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이러한 서기관들의 모습을 때때로 볼 수 있다. 직분을 받은 초기에는 다가와 겸손하게 인사하던 사람이 얼마 안 가서 고개를 뻣뻣하게 세우고 거만한 태도로 인사하고, 시간이 더 지나면 인사조차 나누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장하고 성공할수록 더 겸손해지고 더 넓은 가슴으로 연약한 자를 배려하는 남자가 진정 남자다운 남자다. 많은 것을 가졌으나 제대로 살지 못하는 사람은 ‘더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47절). 권력을 얻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권력을 성숙하게 사용하고 선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남자들이여, 과연 나는 어떤 점에서 서기관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가? 과연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낮추고, 자기를 드러내기보다 상대방을 높이며 사랑으로 돌보는 남자다운 남자인가? 우리는 이제 새롭게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상좌에 앉아 자기를 드러내는 대신 낮은 자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예수님이야말로 남자다운 남자의 모델이다. 스스로를 낮춰 겸손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섬길 때 세상은 우리를 최고의 남자로 인정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