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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5월

아버지와 아들, 닮을 것인가? 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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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란 하나의 모빌과 같다.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움직임이 존재한다는 면에서 그렇다. 끊임없이 달라지는 모습을 서로에게 보이는 것이 가정이라는 모빌이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면서도 가족은 시간의 흐름 속에 서로를 닮아 간다.
역대기에는 ‘그 아버지 OOO의 행위대로’ 여호와를 섬기지 않았다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우리는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경계해야 할 삶의 교훈을 역대기에서 발견해야 한다. 아비의 행동이 자녀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분명히 보여 주기 때문이다. 아하스와 히스기야를 보면서 우리는 두 가지 생각을 한다. “아하스 같은 아버지 밑에서 어떻게 히스기야 같은 아들이 나왔을까?”, “아하스도 저런 아들을 둘 수 있구나” 하고 의구심과 감탄이 교차한다.자녀의 삶 속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거나 본받을 만한 모델이 되어 주지 못했을 때, 부모 입장에서 그것만큼 부끄러움도 없다.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는 말에 대해 성경은 어떤 입장일까? 부왕 아하스의 폭정과 달리 선정을 베푼 히스기야 왕의 모습을 보고 ‘산부인과의 기적’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생겨났다. 과연 성경의 역사는 어떤지 이스라엘과 유다의 왕실 가계를 조사해 보았다. 국가의 존재가 위태로운 지경에 있었던 북 이스라엘의 경우, 왕국 분열 이후 200여 년간 여로보암 왕부터 호세아 왕까지 19명의 왕이 즉위했지만 잦은 쿠데타로 단 10명만이 왕위를 물려받았다. 반면 남 유다는 14명의 왕이 부왕에게 왕위를 물려받아, 전체 조사 대상자는 24명이었다. 이들 중 아버지를 닮아 악하거나 선한 정치를 한 왕은 모두 19명으로 79.2%를 차지한다. 악한 왕들 일색이었던 북 이스라엘은 10명 모두 부왕을 닮아 100%를 기록했고, 악한 왕과 선한 왕이 교대되어 나타난 남 유다의 경우는 14명 중 9명이 닮아 64.3%를 기록했다.
부왕의 전철을 밟지 않고 선정을 폈던 아사 왕(5대)이나 요아스 왕(10대) 시대의 종교개혁과 국가 발전을 기억하고 있던 백성들은 15대 히스기야 왕에게서도 자못 큰 기대를 가졌을 것이다. 히스기야는 백성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아버지 아하스와 다른 삶을 선포한다. 자식 입장에서 부모의 삶을 부인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 없다. 아버지 아하스 입장에서 본다면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남자들이여, 일본 속담에 “자녀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라는 말이 있다. 자녀들은 부모의 입술에 의해서가 아니라 부모의 삶에 의해서 양육된다. 아버지로서 나의 뒷모습은 어떠한가? 이제 닮고 싶은 아버지로서 새롭게 출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