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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성경 번역자이자 유명한 설교자였던 필립 브룩스는 잘 참지 못하는 것이 약점이었다. 그는 늘 고민하며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하루는 어떤 일을 참지 못해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러자 곁에 있던 사람이 그에게 물었다. “오늘따라 무엇을 그리 고민하십니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내게 있는 문제도 고민이지만, 더 큰 고민은 ‘나는 급한데 하나님은 도무지 급하시지 않다’는 것이요.”
사람은 누구나 연약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 부족함은 서로 함께함으로 채워갈 수 있다. ‘돕는 배필’이 된다는 말은 연약하고 부족한 배우자를 온전케 하는 배우자가 된다는 의미가 있다. 우리의 부족한 점은 부끄러움의 대상이 아니다. 서로 채워 줘야 하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 연약함일 뿐이다.
모세는 아내 십보라가 죽은 후, 오늘날로 말하면 에티오피아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였다. 이러한 모세의 결혼을 미리암과 아론은 비방했다(1절).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를 비방한 실제 이유는 그가 율법을 범했기 때문이라기보다, 자신들도 모세보다 못한 것이 없는데 모세에게만 지도자의 권위가 부여된 것이 못마땅했기 때문이다(2절). 사실 미리암은 하나님의 말씀을 대변하는 여선지자였으며(출 15:20~21), 아론은 대제사장으로서 모세와 함께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듣는 자였다(2:1). 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와 역할에 만족하기보다 모세의 자리를 탐내며 그를 시기한 것이다. 만일 그들이 모세의 입장에서 십보라가 죽은 후 겪었을 외로움을 생각해 보았다면 그를 비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약점이 드러났을 때, 그것을 감싸고 채워 주려 하기보다 비방거리로 만들며 경쟁대상 한 명을 탈락시킬 수 있는 기회로 여긴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와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신다. 하나님은 미리암과 아론 앞에서 모세를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고(3절), “내 온 집에 충성”한 사람(7절)이라고 인정하시며 칭찬하셨다.
남자들이여, 약한 자들을 향한 비방으로 마음에 문둥병(10절)이 걸리진 않았는가? 혹시 누군가가 근거 없는 말로 나를 비방할 때 모세처럼 조용히 하나님의 뜻을 기다릴 수 있는가? 주변 사람들의 약점이 보일 때, 모세와 같은 온유함과 성실함으로 연약한 자들의 마음을 붙들어 주며 치료하는 하나님의 손길이 되자. 인간의 약점을 가장 탁월하게 다루시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시다. 누군가의 약점을 잘 섬긴다면 나는 예수님의 마음을 가진 온유한 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