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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공짜를 좋아한다. 정해진 월급보다 공짜, 소위 뇌물이 많은 직업을 선호한다. 권력을 가진 자리에 올라가고 싶어 하고, 뇌물마저도 자신의 능력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이런 사람이 민수기 22장에도 등장한다. 모압의 왕 발락은 모압 평지에 진을 친 이스라엘 백성을 바라보며 두려워한다.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당대의 유명한 메소포타미아 복술가인 발람을 초청한다.
발람에게는 일생 중 가장 큰 고객의 제안을 받은 것이다. 발람의 인생에 로또가 당첨된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저주해야 할 대상은 만만치 않은 이스라엘 백성이었다. 복술가인 발람은 모세와 아론이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뢰하며 순종했던 것과는 달리, 마치 귀신에게 묻듯이 하나님께 묻고 답한다. 하나님이 진노하실 일을 하나님께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묻는 것이다. 하나님께 묻지 않아도 되는 일을 묻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인간적인 행위이며 불신행위이다. 하나님께 혹시나 물었지만 하나님의 대답은 역시나였다. “너는 그들과 함께 가지도 말고 그 백성을 저주하지도 말라 그들은 복을 받은 자들이니라”(12절).
한편, 발락은 지속적으로 발람을 초청했고, 발람은 못이기는 척 발락의 초청에 응한다. 나귀를 타고 출발하려 하자 하나님의 사자가 칼을 들고 길을 막아선다. 이를 본 나귀가 피하려 갈팡질팡하자 발람은 나귀를 진정시키기 위해 채찍질하고, 하나님은 나귀의 입을 열어 발람의 어리석은 선택과 행동을 깨닫게 하신다. 여호와의 사자는 “내가 네게 이르는 말”만 하라는 주의를 주고 길을 열어 준다. 지독한 경험을 해야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는 남성들의 모습이 발람의 모습에서도 발견된다.
발람은 자신을 환대하는 분위기에 싸여 발락의 비위에 맞춰 이스라엘 백성을 저주할 수 있는 인물이다. 발람은 발락의 재물에 관심이 컸겠지만 발람 자신의 생명보다 귀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두려움을 벗기 위해 종교적인 술수를 선택했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면서도 이중적인 태도를 취했다. 둘 다 잘못된 모습이다.
남자들이여, 스스로 기도하고 회개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발락처럼 누군가의 도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진 않는가? 발람처럼 지금은 어쩔 수 없지만 적당한 기회가 오면 자신의 뜻대로 해볼 요령을 찾으며 믿음 생활을 하진 않는가? 발람과 발락은 남성들의 모습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자신은 기도하지 않으면서 아내의 기도로 복 받기를 바라고 있진 않는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계속적으로 인간적인 방법을 시도할 기회를 찾고 있진 않은지 점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