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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황의진 집사(대구시 수성구 신매동)
추운 겨울이 지나고 아름다운 봄이 왔지만 코로나19는 나에게 T.S. 엘리엇의 《황무지》에 나오는 시처럼 잔인한 나날을 보내게 했다. 경영하는 학원이 몇 개월 동안 문을 닫아야 했고, 갑작스러운 엄마의 큰 병환에 마음이 무너졌다. 하루에도 수십 번 믿음이 널을 뛰었다. 주님을 신뢰하다가도 두려움이 엄습해 오면 영혼의 깊은 어둠 속으로 떨어지곤 했다.
이런 내게 하나님께서 봄 특별새벽부흥회의 히브리서 11장 말씀을 통해 찾아오셨다. 내 삶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인정하고, 나를 내어 드리며 살고자 노력했음에도 찾아오는 많은 고난을 마주할 때면 ‘왜 내게 끝없는 고난들이 있을까?’라며 낙심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특새 설교를 맡은 강사 목사님이 다른 사람의 삶에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 내 삶에 일어나는 까닭은, 하나님께서 나를 믿으시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께서 나를 믿어 주신다는 말에 눈물이 봇물 터지듯 나와 멈출 수가 없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믿을 구석이 없는 약한 나를 하나님께서 믿어 주신다니! 내가 감당할 것을 믿으셨기에 내 삶에서 그 일을 빼지 않고 적으신 것이다. 어떤 것도 우연이 아니며 하나님의 스토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히브리서 11장은 아직 미완성이며 마침표가 없다. 하나님께서 열일곱 번째 믿음의 사람을 기다리시는 것이다. 믿음의 선진들처럼 내 믿음의 스토리는 현재 진행 중이며, 신실하신 하나님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 휘슬을 부실 때까지, 푯대를 향해 믿음의 경주를 끝까지 달려, 내 등 뒤에 백넘버 17번을 꼭 달고 싶다.
앞으로 힘든 순간이 찾아와 경주를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아브라함과 모세와 여호수아 등 허다한 믿음의 증인들의 응원을 기억하겠다. “와~ 경산중앙교회의 황의진 집사를 봐! 너무 잘 뛰고 있지 않아? 휘슬을 불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마라.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