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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6월

보이며 사는 사람, 보며 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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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의 아내가 남편을 따라 친구 모임에 다녀왔다. 남편 친구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어 보니 대부분이 자기 자랑이더란다. 남자들은 자신의 내면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나눈다. 전쟁터에서 자신의 무기를 과시하는 골리앗과 같다. 다윗의 물맷돌을 맞을 수 있는 약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갖추고 살고 싶어 하는 열망이 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의 삶이 그러했다. “모든 행위를 사람에게 보이고자 하나니 곧 그 경문 띠를 넓게 하며 옷술을 길게 하고 잔치의 윗자리와 회당의 높은 자리와 시장에서 문안받는 것과 사람에게 랍비라 칭함을 받는 것을 좋아하느니라”(5절) 하신 주님의 지적은 오늘날 멍든 삶을 살아가는 남성들에 대한 경고처럼 들린다.
남자들은 여자들처럼 보석으로 자신을 장식하지 않는다. 그러나 보석을 장식한 아내를 남들에게 보이고자 하는 우월감을 갖고 있다. 남자들은 커다란 집을 소유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싶어 하지만, 그 집에서 행복한 삶을 보여 주는 일에는 무기력하다. 남자들의 인생에서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면 보이고자 하는 마음이다. 교회 안에서 받는 훈련과 직분에 관한 일도 그렇다. 내가 어떻게 변화되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보다, 어떤 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했는가를 강조한다면 우리는 서기관과 바리새인처럼 보이고자 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진정 행복한 사람은 남들에게 자신을 보이며 사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을 보며 사는 사람이다. 하나님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은, 자기를 높이지 않고 낮추어도 자존심이 상하지 않는다. 남들에게 보이고 싶은 사람은 계속해서 보여 줄 것을 찾아 끊임없이 헤매는 인생이 된다. 주님을 보고 사는 인생은 하나님이 내게 허락하신 일상의 축복들에 감사하며 만족하는 인생이다.
남자들이여, 보이고 싶은가? 그대들이 세상을 향해 보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어야 하겠는가? 자녀들 앞에서 보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어야 하겠는가? 명품과 화려한 명함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고 사는 참 믿음의 삶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보이고 싶은 것은 우리가 보고 사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가 보고 있는 성경이 내 삶에 순종으로 나타남을 보여 주고, 나의 성실이 일상의 즐거움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여 주고, 나의 감사가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여 주자. 영원한 것을 보고 사는 인생은 현실이 어렵다고 주저앉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