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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분위기에 따라 행동하는 일이 많다. 남자로서 거부하기 힘든 것이 남자들 세계의 분위기이다. 심리학자들이 실험을 했다. 한 집단에서 일정한 약속을 한 뒤 다른 한 사람을 투입해 상식에 어긋난 잘못된 답을 정답이라고 말하도록 했다. 실험 대상자는 처음에는 자신의 생각을 지키려 하지만, 동일한 상황이 반복되자 자신이 옳은 생각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압력에 굴복해 70%가 잘못된 답을 정답이라 말한다고 한다.
사람은 자신만의 원칙을 가진 이성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제되는 경험을 하면 뇌에서 신체적인 아픔을 느끼는 부위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 속에 포함되려고 하는 강력한 동기를 갖고 있음을 말해 준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는 자신의 원칙과 신념을 버리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을 때가 있다고 한다.
유태인의 학살을 목격한 경험을 갖고 있는 예일대학교 스탠리 밀그램 교수는 1961년 인간성 실험을 통해 ‘권위에 대한 복종’을 연구했다. 실험자에게 실험실에 있는 사람이 문제를 틀릴 때마다 전기충격을 단계적으로 높이도록 했다. 최고는 450볼트였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 중 상대방에게 충격을 주는 것을 거부하다가 연구자가 강요하자 450볼트까지 충격이 가는 장치를 누른 사람이 65%였다.
예수님의 재판을 담당한 빌라도는 총독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법적 권위와 권한을 가지고 법을 집행한 것이 아니었다. 상황 앞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양심과 갈등하다가 무릎 꿇은 비굴한 선택이었다. 그는 예수님의 운명을 들끓는 군중의 뜻에 맡기고 자신은 그 책임을 피해 가려 했다. 남자들은 많은 상황 속에서 빌라도와 같은 갈등을 하며 처세술을 발휘하곤 한다.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집단의 일원으로서 집단의 생각을 선택하는 남자들. 분위기를 뛰어넘어야 할 이 시대의 빌라도들이다.
남자들이여,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을 기억하는가? 강남은 따라갈 수 있지만, 잘못된 선택을 따라 해선 안 된다. “누가 이렇게 했기 때문에 나도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누가 그런 선택을 했고 나에게 강요했을지라도, 나는 믿음을 따라 선택했고 말씀에 순종했다”라는 고백이 크리스천 남성들의 고백이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