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상에 누워 자신의 인생을 뜻대로 살 수 없는 한 중풍병자가 있었다. 사람들이 그를 예수님 앞으로 데려가려 했지만 밀려든 인파 때문에 여의치가 않자, 지붕을 뜯고 침상을 내려 예수님께 그를 데려왔고, 그는 나음을 입게 된다. 중풍병자를 주님 앞으로 인도한 이들은 부모도 형제도 아닌 친구들이었다.
단거리 선수가 질주하듯 분주하게 열심히 살아온 세월, 어느 날 뒤돌아보니 홀로 덩그러니 서 있는 기분이 드는 것이 중년 남자 대부분의 삶이다. 마음을 열어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고, 사회관계나 이해타산을 초월하여 생각을 나눌 만한 친구를 손꼽아 보면 다섯 손가락 채우기가 힘들다. 어려움 당했을 때 달려올 친구 한 사람 떠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만약 ‘내가 중풍병에 걸리면’ 지붕을 뜯고 침대를 매달아 예수님 앞에 나를 내려 줄 친구는 누구일까? 그런 사람이 내게는 몇 명이나 될까?
친구는 사랑이 끊어지지 않으며(잠 17:17), 어떤 친구는 형제보다 친밀하다고 성경은 말한다(잠 18:24). 좋은 친구는 산과 같아서 온갖 새와 짐승의 안식처처럼 늘 그 자리에서 반겨 주고, 생각만 해도 마음이 편하며, 땅과 같아서 싹을 틔우고 곡식을 길러내며, 누구에게도 조건 없이 기쁜 마음으로 베풀어 줄 수 있는 한결같은 마음의 소유자이다.
성경 속에 다윗과 요나단은 이와 같은 우정을 나눈 좋은 친구들이다. 사울 왕의 지치지 않는 추적 속에서도 요나단과 다윗이 나눈 우정은 다윗으로 하여금 분노와 복수의 화신이 되지 않도록 막아 주는 방파제였으며, 도망자의 피곤한 삶의 안식처였다. 친구 다윗을 향한 요나단의 우정은 부모와 신분을 초월한 깊은 사랑이었다.
‘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는 인디언 속담이 있다. 배우자와 가족이 내 인생의 가장 좋은 친구로 서 있는지, 마음 풀어놓고 함께 울고 웃을 친구가 있는지, 여유를 갖고 생각해 볼 일이다.
남자들이여, 그대에게는 어떤 친구가 있는가? ‘인생(人生)은 인생(忍生)’이라는 말이 있다. 인내하며 살아야 할 일이 많은 것이 요즘 현실이다. 그러한 순간마다 자신의 마음을 지켜 줄 친구 같은 배우자와 힘든 마음을 거리낌 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좋은 친구가 있다면 인생(忍生)도 살아볼 만할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먼저 하나님과 친구가 되라. 그러면 세상은 힘들어도 그대는 행복한 인생이 될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