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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1월

인생의 매듭을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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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상처가 있다. 상처를 간단하게 말하면 무엇인가 아픈 기억이 자꾸, 자주 생각나는 것이다. 남성들은 상처를 가지고 있으나 잘 드러내지 않는다. 야곱의 인생도 상처투성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편애로 형제들 사이에서 소외감에 시달렸고, 아버지와 형을 속여 장자권을 얻기까지 불안과 긴장 상태로 지냈으며, 형 에서의 복수를 피해 도망쳐야 했다.
장자권을 가로챈 일로 야곱은 이방 땅에서 고난의 세월을 보내게 된다. 삼촌 라반은 야곱보다 더 치밀한 방식으로 야곱을 속이며 부려 먹었다. 야곱에게는 해결해야 할 상처가 있었고, 해결해 줘야 할 상처가 있었다. 그는 인생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매듭, 맞닥뜨려야 할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형 에서와의 관계였다. 
그래서 야곱은 초긴장 상태에서 기도하며 만남을 진행한다. 브니엘 사건을 통해 영적 확신과 은혜를 덧입고 나아가지만 그의 마음은 두려웠고 불안했다. 에서를 향해 나아가는 행렬에서 라헬과 요셉을 맨 뒤에 두어 보호하려는 것을 보면, 야곱이 최악의 사태를 염려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은혜는 받았으나 현실에서 그 은혜의 능력을 믿는 담대함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에서가 야곱을 만나자마자 달려와 안고 입맞추고 울었다는 사실이다. 에서는 원수 야곱이 아니라 동생 야곱을 만나러 왔던 것이고, 야곱은 형 에서가 아니라 자신이 상실감과 좌절을 주었던 피해자 에서를 만나러 왔던 것이다. 야곱은 이러한 상황을 살피면서 에서에게 “형님의 얼굴을 뵈온즉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다고 고백한다. 그토록 두려워했던 일은 뜻밖에 행복한 사건으로 종결된다.
인생의 매듭을 풀고 난 야곱에게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창세기 기자는 18절에 “평안히”라고 기록한다. 지금까지 야곱의 인생에는 평안이라는 단어가 없었다. 이제야 비로소 그는 평안히 장막을 칠 수 있는 인생이 되었고, 세겜 땅에서 제단을 쌓고 그 이름을 엘엘로헤이스라엘(하나님, 이스라엘의 하나님)라고 불렀다.

 

우리는 직장 생활이나 대인 관계에서 갈등을 겪을 때가 많다. 인간적인 생각과 방법으로 대처하기보다는 기도하면서 직면할 때 오히려 그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풀어야 할 매듭이 있다면 머뭇거리지 말자. 매듭을 푸는 순간 두려움이 아니라 평안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남자들이여, 얽히고설킨 관계가 있다면 용기를 내어 풀어 보자. 그 속에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