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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김진만 집사(대구시 중구 남산동)
초등학교 3학년, 2학년인 아이들이 올해 처음으로 학교를 가는 날이었다. 등굣길에 큰 아이가 “아빠, 학교 가는 게 왜 이렇게 어색해?”라고 하자, 옆에 있던 둘째가 “아빠, 학교 가기 싫어”라고 말한다. 집에서 온라인 수업만 듣다 보니, 학교가 낯설게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며 체온 측정을 하는 모습을 바라보는데,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나의 일상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평소 맞벌이를 하며 아침저녁으로만 가족들과 만나던 삶에서, 짧지만 재택근무로 24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삶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시기에 내게 새로운 습관을 허락하셨다. 바로 나 혼자만의 유일한 시간인 새벽을 깨우는 것이다. 새벽을 깨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 가족 모두가 잠든 시간에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 온라인 새벽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어쩌면 나만의 자유를 찾기 위해 시작된 일이었는지 모르나, 어느덧 나는 매일 그 자리에 앉게 됐다.
그 시간을 통해 그동안 하나님께서 주신 것들을 너무도 당연시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가족, 자연 그리고 믿음까지. 모태신앙으로 자란 나는 기도하지 않아도 늘 믿음 안에서 살 수 있다고 착각했던 것이다. 이런 나의 생각과 삶을 하나님께서는 코로나19 시대에 새벽예배를 통해 바꾸시고, 기도의 자리로 인도하셨다. 하나님의 자연적인 치유가 시작된 것이다.
나는 지금의 상황 속에서 일상의 소중함과 함께, 내가 잊고 있었던 것들을 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됐다. 일상적인 예배, 등교, 사람들과의 대화. 이 모든 것들은 당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특별하고 귀한 은혜임을 고백한다. 오늘도 새벽에 조용히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드린다. ‘하나님! 오늘도 나를 멈추시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특별한 일상 속에서 일상적인 은혜를 누리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