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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바사제국의 행정구역 / 유다인의 구원을 기념하는 부림절

과월호 보기 이원희 원장(한국성지미디어/ www.photobible.kr)

바사제국의 행정구역

 

“이 일은 아하수에로 왕 때에 있었던 일이니 아하수에로는 인도로부터 구스까지 백이십칠 지방을 다스리는 왕이라”(에 1:1)

 

바사(페르시아)는 인더스 강과 티그리스 강 사이의 이란 고원에 본거지를 뒀는데, 주전 1500년경 이곳에는 아리안이라고 하는 인도, 유럽인이 살고 있었다. 이 아리안이 두 갈래로 나뉘어 한 무리는 인도 쪽으로, 다른 한 무리는 서쪽의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 이르러 메대와 바사 두 왕국이 일어나게 됐다.
주전 612년, 메대의 시악사레스 왕은 바벨론의 느부갓네살과 연합해 앗수르의 수도 니느웨를 멸망시킨다. 한편 바사는 남하해 엘람과 동쪽 지대를 점령했으나, 주전 650년 앗수르에 의해 멸망한다. 그러나 메대에 예속된 상태에서 고레스 2세(주전 559~530)가 왕위에 올라 메대와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됐고, 주전 549년에 메대를 점령한다. 주전 546년에는 소아시아까지 제압하고, 바벨론을 항복시켜(주전 539) 대제국을 건설한다.
바사는 고레스 2세 때 번영이 절정에 달했으며, 그 아들 캄비세스 2세(Cambyses Ⅱ) 때는 애굽까지 정복한다(주전 525). 그러나 그가 귀국길에 죽고, 반란으로 가우마타(Gaumata)가 수산(수사)에서 왕위에 오르면서 쇠퇴의 길을 걷는다. 가우마타는 2개월 만에 암살당하고, 귀족들의 추대로 왕이 된 다리오(Darius)가 유럽의 다뉴브 강까지 이르러 헬라와 세력을 다투지만 마라톤 전투에서 패하고 만다(주전 491).
다리오의 뒤를 이은 아하수에로(Xerxes, 주전 486~ 465, 에 1:1, 스 4:6)는 에스더를 왕후로 삼았고, 에스더 사건이 있은 지 4년 후인 즉위 7년(주전 480 또는 479)에 살라미스 해전에서 크게 패한다. 그 후 아닥사스다 1세(주전 465~423)가 왕위에 오르고 점차 쇠약해지다가 주전 331년 헬라의 알렉산더에게 대패해 200여 년 지속된 바사의 번영은 막을 내린다.


유다인의 구원을 기념하는 부림절

 

“정한 기간에 이 부림일을 지키게 하였으니 이는 유다인 모르드개와 왕후 에스더가 명령한 바와 유다인이 금식하며 부르짖은 것으로 말미암아 자기와 자기 자손을 위하여 정한 바가 있음이더라”(에 9:31)


부림절은 아하수에로 왕이 바사를 통치할 당시 높은 지위에 있던 하만이 유다인인 모르드개가 자신에게 무릎을 꿇지 않은 것에 분을 품고, 모르드개뿐만 아니라 그의 동족인 유다인을 모두 진멸하려 했던 흉계에서 구원받은 것을 기념해 지키는 절기다.
하만의 흉계를 안 모르드개는 유다 민족을 지키기 위해 사촌 동생, 즉 아하수에로 왕의 왕후가 된 에스더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에 에스더는 “죽으면 죽으리이다”라는 결단을 내리고 사흘을 금식한 후, 정한 규례를 어기고 왕 앞에 나아가 하만의 음모를 알린다. 결국 하만은 처형되고 유다인은 구원을 얻게 됐다.
유대인들은 오늘날에도 부림절이 되면 전날 저녁과 부림절 아침 각지에 있는 회당에 모여 에스더서를 낭독한다. 그리고 하만에 대한 증오를 표현하기 위해 ‘하만’의 이름이 나오면 “우~!”하며 소리를 내거나, ‘그래거’라는 도구를 이용해 소음을 낸다.
특히 이날은 어린이들의 축제일이다. 어린이들은 자신들의 영웅이나 싫어하는 인물 등의 가면과 분장으로 치장하고 거리에서 축제를 즐긴다. 또 부림절에는 모든 사람이 즐겁게 먹고 마시고 논다. 탈무드에 따르면 ‘샬라흐 마노스’라는 음식과 음료를 선물로 보내기도 했는데, 이것은 ‘우리의 몫을 보낸다’라는 의미다. 또 하만이 쓰고 다녔던 삼각형 모자를 상징하는 ‘하만타쉔’(하만의 주머니)이라는 삼각형의 쿠키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부림절을 생각하며 팔레스타인과 유대인들이 갈등을 그치고 화해했으면 싶다. 또 테러와 전쟁의 공포가 가득한 이 땅에 구원을 선포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참 평화가 속히 오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