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22년 03월

하나님의 백성이 기억해야 할 것

과월호 보기 조철민 목사(<날샘> 디렉터)

여호수아 19~24장, 시편 118~119편


여호수아서의 가나안 정복 전쟁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은 반드시 성취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온전함과 진실함으로 여호와를 섬기는 데 힘써야 합니다. 시편 118편에서도 하나님의 백성이 기억해야 할 내용이 나오는데, 그것은 건축자가 버린 돌을 머릿돌로 만드시는 하나님의 권능과 주권자 되시는 하나님만이 피난처 되신다는 사실입니다. 시편 119편을 통해서는 여호와의 말씀만이 나그네와 같은 내 삶을 인도하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봄기운이 완연한 3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기억해야 할 메시지는 무엇인지 함께 묵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말씀은 반드시 성취된다(수 19~21장)

베냐민 지파의 땅 분배에 이어, 여호수아 19장에서는 시므온 지파부터 단 지파의 땅 분배가 이뤄집니다. 땅의 분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가족대로’(8, 16, 23, 31, 39, 48절)’ 분배받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모든 지파가 예외 없이 자기 몫을 받았다는 것으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모두에게 온전히 적용됐음을 의미합니다. 이스라엘 자손은 경계를 따라 땅을 분배했고, 여호수아가 딤낫 세라를 받음으로 땅 분배는 마무리됩니다. 이로써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그대로 성취됨을 알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 20장에서는 도피성에 대한 언급이 이어집니다. 도피성은 부지중에 살인을 저지른 자를 위한 보호소였습니다. 도피성 제도는 부지중에 일어난 사건을 고의로 저지른 범죄와 같이 처벌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무분별한 복수를 막기 위해 하나님께서 주신 제도입니다.

도피성에 숨은 사람은 대제사장이 죽을 때까지 도피성에 머물 수 있었고, 대제사장의 죽음은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상징했기에 은혜의 사면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영원한 대제사장으로 오신 예수님의 죽음으로 모든 죄가 사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정복 전쟁 이후 정착 과정에서 일어날 일들에 세밀하게 관여하시고, 이스라엘 백성이 함께 살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십니다.

여호수아 21장에서는 땅 분배를 받지 못한 레위 지파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됩니다. 레위 지파가 땅을 분배받지 못한 이유는, 이들이 각 지파에 흩어져 살면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본보기가 돼야 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땅을 다 허락하시고, 말씀하신 바를 남김없이 성취하십니다. 또한 모든 백성이 약속한 땅에서 안식하며, 하나님의 통치 가운데 거하게 하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은 반드시 성취되며, 하나님의 백성은 그분의 주권 통치 안에 거할 때 안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나와 내 집은 여호와만 섬긴다(수 22~24장)

22장부터는 여호수아에 의한 가나안 정복 전쟁의 마무리가 이어집니다. 여호수아는 요단 동편 지파의 수고를 인정하며, 그들에게 복귀 후에도 모세가 명한 명령과 율법을 지키며 여호와 하나님만 섬길 것을 당부합니다. 비록 요단강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지만, 마음을 다해 전심으로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이스라엘이 함께 가야 할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단 동편 지파가 요단 언덕 가에 큰 제단을 쌓음으로 갈등이 발생합니다. 요단 동편 지파 사람들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단을 쌓았으나, 이는 요단 서편 지파 사람들의 오해를 낳아 큰 갈등의 소지가 됩니다. 결국 요단 동편 지파는 진정성 있는 설명과 소통으로 갈등을 잠재웠고, 원만한 공동체를 유지하는 기반을 마련합니다.

23장에서 나이가 많아 죽음을 예견한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이 우로나 좌로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과 가까이하길 당부합니다. 그로 인해 그는 스스로 조심하며 여호와를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과의 거리를 줄이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는 길이라고 선언합니다.

24장에서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모든 지파를 세겜에 모으고,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합니다. 세겜은 요단강 도하 이후 처음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했던 곳으로, 이스라엘 백성 모두에게 의미 있는 장소였습니다. 여호수아는 바로 이곳에서 하나님께서 조상들로부터 행하셨던 구속사의 위대함을 선포합니다. 여호수아는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은혜가 지금까지 이르렀고, 이 모든 것이 구속사의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의 섭리이기에,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 섬기는 것이 살길임을 가르칩니다. 이에 백성도 여호와 하나님만 섬길 것을 다짐하며, 더욱 충성된 마음으로 증인이 되겠다고 고백합니다.

이처럼 여호수아를 주축으로 이뤄진 가나안 정복 전쟁은 ‘여호와의 종’으로 부름받은 자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 줍니다. ‘여호와의 종’은 여호와를 온전히 섬길 때, 여호와의 보호하심 아래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기억합시다.


건축자의 버린 돌이 머릿돌이 되다(시 118편)

시편 118편은 종교 개혁자 마틴 루터가 가장 사랑했던 시편으로, 위기 가운데서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에 대한 감사가 잘 드러나는 시입니다. 시인은 환난 중에서도 도우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찬송하며, 하나님을 피난처로 삼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천하에 고백합니다.

본문에 나타나는 중요한 표현 가운데 ‘여호와의 문’에 들어가 감사를 드리겠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 문은 주님의 집 안으로 들어가는 문을 가리키는데, 구원의 은총을 깨달은 의인만이 주님의 집에 들어가 경배드릴 수 있다는 표현입니다. 또한 시인은 건축자의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됐다고 고백합니다. 이는 멸시받고 버림받던 상황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고 쓰임받게 됐음을 고백하는 표현입니다.

시인의 이 같은 고백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비록 내가 고난과 역경에 처해 있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이유는,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 되시며, 지금 이 시간에도 내가 그분의 인자하심 가운데 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건축자의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는 것은 하나님께서 행하신 역사입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뤄졌고, 오늘날에도 예수님의 제자들을 통해 그 역사를 이루고 계십니다.


말씀은 내 발에 등, 내 길에 빛이다(시 119편)

시편 119편은 시편 가운데서 가장 긴 시편으로, 시편 주석가 어거스틴은 119편이 너무나 큰 세계를 그리고 있어서 다른 시편 주석을 마무리할 때까지 미뤄 뒀다고 전합니다. 총 176절이라는 양에서도 압도되지만, 구절마다 전해지는 말씀이 주옥과 같아서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깊이 있게 묵상해야 할 말씀입니다.

1부(1~88절)에서 시인은 주의 말씀을 사랑하고 실천하는 자의 복된 삶에 대해 노래합니다. 참된 복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고 실천하는 자에게 있으며, 나그네와 같은 인생길을 가는 동안 하나님의 백성은 오직 말씀의 인도함을 받아야 한다고 고백합니다. 이를 위해 시인은 적극적으로 주의 법을 자신에게 가르쳐 달라고 간구합니다. 그리고 악인들에 의해 고난받는 상황에서도 말씀만이 자신에게 위로를 베푼다는 사실을 잊지 않습니다. 시인은 말씀이 고난 속에서도 소망으로 나아가는 생명 창구임을 알았기에, 주의 법을 금과 은보다도 좋아한다고 고백합니다.

2부(89~176절)에서 시인은 진리와 지혜의 원천이 주의 말씀이기에 온종일 이 말씀을 읊조리겠다고 고백합니다. 주의 말씀이 주는 지혜가 세상에서 얻는 경험과 경륜보다 뛰어남을 고백하며, 바로 이 말씀을 등과 빛으로 삼아 고난의 터널을 안전하게 통과하겠다고 노래합니다. 또한 주의 말씀을 ‘은신처’와 ‘방패’로 비유하는데, 이는 시인이 말씀 위에 굳게 서서 주님과의 교제를 통해 기쁨을 누리겠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시인은 자신의 영혼을 살리기 위해 주의 말씀을 사랑하고, 찬송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은 시인처럼 말씀의 인도를 받는 길만이 가장 안전한 길임을 깨닫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호수아와 시편 118~119편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정복과 정착의 역사를 통해 말씀의 성취를 보여 주셨고, 고난 속에 거하는 시인의 고백을 통해 말씀만이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다움을 지키려면,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은 반드시 성취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직 피난처 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할 때, 고난의 터널 속에서도 믿음의 길을 굳건히 걸어갈 수 있음을 명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