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09년 02월

주신 꿈대로 이루어지는 인생

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긴 겨울의 끝은 언제쯤일까요? 2월은 봄에 가까이 있는 듯하지만 뼛속 깊이 파고드는 추위는 한겨울 못지않습니다. 그래도 한겨울의 추위보다 견딜 만한 이유는 바로 저 너머에 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요셉이 혹독한 시련의 시간을 너끈히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어린 시절에 꾼 꿈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비전이 있는 사람은 결코 절망하지 않습니다. 분명한 비전만큼 강력한 삶의 에너지는 없습니다. 이번 달 묵상을 통해 요셉처럼 꿈을 꾸고, 그 꿈이 이루어지는 은혜를 누리시길 바랍니다.

 

42장 요셉이 애굽의 총리가 된 것을 꿈에도 몰랐던 형들은 곡식을 구하기 위해 애굽으로 내려갑니다. 그러나 요셉은 한눈에 형들을 알아보고 자신이 어릴 적 꾼 꿈을 생각합니다. 그들을 결박해 사흘을 가둔 후 시므온을 제외하고 풀어 주면서 막내 동생을 데려오라고 합니다. 요셉의 의도는 형들에게 복수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에 행했던 일들을 되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입니다.

 

43장 기근이 계속되는 가운데, 애굽에서 가져온 곡식이 다 떨어집니다. 이때 유다가 나서서 아버지를 설득하여 베냐민을 데리고 다시 애굽으로 갑니다. 요셉은 베냐민을 보는 순간 감정이 복받쳐 웁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요셉이 눈물을 쏟습니다. 식탁을 베풀고 나이순대로 자리를 마련해 주는 요셉은 형들의 나이조차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과거를 잊은 것이 아니라 용서했던 것입니다.

44장 잔치 후 형들과 함께 떠나는 베냐민의 곡식 자루에서 요셉의 은잔이 발견되는 황당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는 요셉이 형들을 시험하고자 꾸민 일이었습니다. 이 일을 통해 유다는 지난날 자신들이 또 다른 동생 요셉을 팔아넘기고 아버지에게 거짓말했던 죄악을 낱낱이 토로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대신 볼모가 되겠으니 베냐민을 풀어 달라고 간청합니다. 유다가 장남 르우벤 대신 메시아의 계보를 잇게 되는 이유를 이 대목에서 알 수 있습니다.

 

45장 유다의 간곡한 청을 듣던 요셉이 정을 억제하지 못해 대성통곡하면서 자기가 바로 그 동생 요셉임을 밝힙니다. 그러고는 두려워하는 형들에게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기 위해 자신을 이곳에 먼저 보내셨다고 놀라운 신앙고백을 합니다.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믿었던 요셉, 그의 오늘은 이 믿음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요셉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접한 야곱은 기력을 회복하여 애굽 행을 결단합니다.

 

46~47장 이 모든 일이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확인한 후 온 가족이 애굽으로 이주합니다. 야곱은 애굽 땅 고센에서 요셉과 극적인 부자 상봉의 감격을 누리며 바로를 축복합니다. 죽을 날이 가까워진 야곱은 자신의 시신을 반드시 조상의 묘지에 장사해 줄 것을 요셉에게 당부합니다. 

48~50장 야곱이 열두 아들을 축복하는 내용이 아름답게 이어집니다. 특별히 유다와 요셉을 축복하는 내용이 길고 풍성합니다. 두 사람은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존귀하게 쓰임 받은 아들들입니다. 야곱이 죽자 요셉은 바로에게 청하여 가나안 땅으로 돌아가 아비의 장례를 치르고 옵니다. 그리고 자신이 죽고 나서 후손들이 출애굽하게 될 때 자신의 시체를 가지고 조상의 땅으로 갈 것을 맹세하도록 합니다. 얼마나 단단히 당부했으면 400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도 모세는 이 약속을 기억하고 요셉의 유골을 메고 출애굽의 장정 길에 오릅니다. 애굽의 총리대신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었던 요셉은 참으로 하나님의 꿈을 꾸고 비전을 성취한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5개월에 걸친 창세기 묵상을 마무리합니다. 천지창조로부터 시작된 대서사시를 읽은 후의 소감을 한마디로 정리할 순 없지만, 위대하신 하나님이 작고 초라한 한 사람을 향해 집중적인 사랑으로 다가오심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비전을 향해 나아갔던 사람들마다 처음보다 끝이 좋은 인생으로 매듭지어 주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봄의 문턱에서 다시 한 번 비전의 날개를 펼쳐 힘차게 비상하는 은혜가 여러분 모두에게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