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예수님이 이적을 행하신다는 소문이 퍼져 나가 수많은 사람이 환호하며 그분을 따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사역은 중반기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우리가 4월에 묵상할 마태복음의 내용은 제자로서 주님을 따르는 삶 속에서 반드시 경험하게 되는 십자가의 길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고난이 다가오면 알곡과 가라지는 어김없이 가려집니다. 제자의 삶을 살기 원하는 여러분 모두가 내 신앙의 현주소가 어디인지를 염두에 두고 이달의 묵상을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9장 예수님은 계속해서 병자들을 고치십니다. 그러나 세리 마태를 제자로 부르시고 그의 집에 들어가 죄인과 세리들과 더불어 음식을 드신 일로 인해 종교 지도자들이 시비를 걸어 옵니다. 그렇지만 병든 자와 죄인들을 부르러 오신 예수님 앞에 나아와 엎드리는 수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가 목자 없는 양같이 방황하는, 연약하고 불쌍한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을 섬길 일꾼이 필요하다고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10장 그래서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세우시고 세상에 파송하십니다. 베드로를 비롯한 열두 제자의 선발 기준을 앞뒤 문맥에서 찾아보면, 열심히 섬기려는 자세와 성실하고 충성스러운 성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벌이나 출신지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양들을 섬기는 제자의 삶에 보장된 것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제자는 미움을 받고 박해받을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말 것은 몸과 영혼의 참된 주인이 하나님이시며, 그분을 위해 생명을 내놓는 자들에게 상급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11장 옥에 갇힌 세례 요한은 자신의 제자들을 보내어 예수님이 메시아이신지를 확인하게 합니다. 고난은 사람의 분별력을 흐트러뜨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세례 요한에 대해 ‘여자가 낳은 자 중에서 가장 큰 자’라는 대단한 평가를 해주십니다. 그렇게 대단한 자도 세상에서는 옥에 갇히고 목 베임을 당합니다. 예수님이 가장 권능을 많이 베푸신 도시가 예수님을 배척하고 회개하지 않은 것처럼, 세상은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을 이렇게 대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에게 주님만이 주실 수 있는 평안을 약속하신 것입니다.
12장 예수님에 대한 본격적인 논쟁과 반대가 시작됩니다. 안식일은 유대인들이 생명처럼 지키는 율법적 전통입니다. 그러나 율법과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이 생명을 살리기 위해 죽은 자의 전통을 깨뜨리십니다. 이 일로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향한 미움과 적대감이 커져 예수님의 기적과 귀신 축출 사역이 모두 사탄의 힘을 빌린 결과라고 몰아세웁니다. 이처럼 무고하게 예수님을 비난했다가 또 다른 표적을 구하는 이율배반적인 바리새인들에게 예수님은 요나의 표적을 통해 자신의 대속적인 죽음과 부활을 넌지시 이야기하십니다.
13장 예수님이 천국을 비유로 말씀하신 이유는 이중적입니다.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더 잘 알아듣게 하기 위함이지만, 배척하는 자들은 이해조차 할 수 없게 하기 위함입니다. 천국은 알 사람만 알 수 있는 비밀입니다. 씨 뿌리는 비유에서 천국은 씨앗으로 비유됩니다. 좋은 밭에 뿌려진 씨는 반드시 열매를 맺게 됩니다. 계속되는 비유를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는 천국이 숨겨져 있고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결국 모든 것의 모든 것이 되리라는 사실입니다.
14장 세례 요한이 목 베임을 당합니다. 세례 요한의 제자들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도 당혹하기는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다시금 권능을 행하십니다. 그분에게 나아오는 병자들을 고쳐 주시는 차원을 넘어, 오병이어의 기적과 물 위를 걷는 등 신적 권능을 유감없이 보이십니다. 제자들의 흐트러진 마음을 추스르시며 계속 십자가를 향해 걸어가십니다.
이달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계속 마음에 머물러 있는 두 단어는 제자와 십자가였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부르신 후, 삶의 여정을 함께 걸으며 그들을 양육하시는 과정은 언제나 십자가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제자들에게 이적의 현장을 경험하도록 하셨지만, 논쟁과 반대와 고난을 통해 그 길이 십자가의 길임을 알게 해주신 것입니다. 제자의 삶은 십자가의 길입니다. 그러나 그 뒤에 반드시 부활의 영광이 있음을 알고 그 길을 걷는 오늘의 우리는 확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제자의 삶을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월 한 달 내내 주님과 함께 제자의 길을 걷는 귀한 은혜가 넘치길 소원합니다.